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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8] 숲속의 자본주의자

반란을_꿈꾸며 2021. 11. 9. 14:38

 : 숲속의 자본주의자

 : 박혜윤

 : 다산초당

 : 2021/10/29 - 2021/11/07

 

현대판 윌든을 읽은 느낌이다. 

기자도 하고 박사까지 딴 학자가 미국의 숲속의 집을 구해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이야기다.

윌든보다는 재미있다. 

이 책에서도 윌든을 의식했는지 윌든에 대한 내용이 참 많이 나온다. 

출세나 잘나가기를 포기하고 자기 스스로 만족을 느끼면서 사는 것이 낭만적일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얼마나 힘든 것인지 여러 모양으로 느낀다. 

혼자서는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가족이 함께 숲에서 살아간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다.

뭔가를 만들어 어떻게 팔것인가를 고민하는 것보다 팔리지 않아도 살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는 내용은 정말 마음에 많이 와 닿는다.

나도 항상 동해바다를 바라보며 미니멀하게 살아보자고 꿈을 꾸지만, 내가 이렇게까지 포기하며 살 수 있을까?

쉽지 않은 일이다.

역시 자본주의에서는 돈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오늘도 일한다. 

쩝.. 역시 난 속물이고 소시민이다. 부럽다. 

 

 

3% 여왕이 그 비밀을 알려준다. "여기에서는 말이야, 같은 자리에 있고 싶으면 있는 힘껏 달려야 하는 거야"

4% 이토록 외진 곳에서 살아도 사회와 나는 깊이 연결되어 있으며, 이런 자유를 누리는 일 역시 자본주의하에서 가능하다는 것을. 숲속에서 내가 뼛속까지 자본주의자라는 사실을 깨달은 셈이다. 나에게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다면 자본주의는 내 멋대로 살아가기에 가장 좋은 제도다

6% 그날그날 밀을 갈아서 하루 넘게 숙성시킨 통밀 빵은 일반 빵집에서 취급하기 힘들기 때문에, 나는 좀처럼 구할 수 없는 특별한 무언가를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또 돈을 내고 사간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자본주의 사회에 속한 현대인이 지갑을 여는 행위는 신 앞의 고백만큼이나 진실된 마음이다

9% 이렇게 넓은 땅을 우리가 가진 자금 안에서 구하려면 집이 허술한 건 받아들여야 했다. 우리 계획은 앞으로 돈을 열심히 벌어 진짜 집을 사는 것이었다

11% 크리스의 일기장은 점점 자연주의 철학이 아니라, 배가 고프다는 호소와 먹을거리를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 채워진다

14% 시골에서 이것저것 뜯어 먹었더니 입맛이 굉장히 관대해져서 제철 채소를 찐 것이 반찬의 전부인 날도 많다. 그랬더니 식비가 한 달 평균 40만원으로 줄어버렸다

15% 돈을 모아봤자, 전체 통화량이 늘어나는 속도를 따라잡을 수는 없다. 아끼는 것으로는 절대 치솟는 집값을 댈 수 없다. 절약은 투자의 시작이 될지는 몰라도 끝일 수 없다

24% 이 세상에 선이 늘어나는 것은 역사에 남지 않을 사소한 많은 행동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가 더 나쁜 세상에서 살 수도 있었을텐데 그렇지 않은 이유의 절반쯤은, 드러나지 않는 삶을 충실하게 살다가 지금은 아무도 찾지 않는 무덤에서 잠든 이들 덕분이다

33% 사람들이 내 바구니를 사게 만드는 방법을 궁리하는 대신, 내 바구니를 팔지 않아도 내가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다

42% 재료도 바뀌어요. 요리를 하면서 왜 이걸 넣는지 알아야 하고, 재료가 바뀌는 것도 알고 있어야 합니다. 아무 생각 없이 예전에 하던 방식이니까 이유도 모르고 따라 해서는 안됩니다

45% 기자를 할 때도, 연구를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승진과 임용으로 이러질 만한 일들은 재미가 없었다

47% 소로는 돈이 많으면 불행하다거나 돈이 없는 소박한 삶이 좋다고 말하지 않는다. '어짜피 인간으로 태어나 자기 한 몸이라도 간수하기 위해 먹고사는 일은 누구나 힘들다'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이다

49% 카뮈는 시시포스가 이 형벌을 자신의 운명으로 만드러야 한다고 했다. '이것은 나의 운명이다'라고 스스로 선택하고 선언함으로써 그는 신이 부여한 형벌에 억지로 복종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세계의 창조자로서 돌을 밀어 올리게 된다

63% 소로의 실험을 비하하는 사람은 나이트만이 아니었다. 어떤 사람들은 소로가 자연에 살면서 고독을 찬미하지만, 실제로는 오두막을 지은 땅도 친구가 공짜로 빌려준 것이고, 자주 마을에 내려가 친구나 가족들과 만찬을 즐겼으니 문명을 등지고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이라고 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74% 교수는 말했다. "자기 생각을 담는 글이 겨우 A4 10장 정도라면 인용은 하나나 두 개만 담아도 넘칩니다. 글의 주인공은 본인의 생각이고, 아무리 유명한 천재의 인용도 조언이 되어야 하는 겁니다. 자기의 글에서 자기의 생각이 가장 빛나야 합니다. 그게 세상을 위하는 길입니다. 천재의 글을 사소하게 만들 만큼 당당하게 학생의 생각을 쓰세요. 무지가 창피한 게 아니라, 생각하지 않는 게으름이 창피한 겁니다.

79% 시간의 흐름을 잊는 것이 핵심이다. 사실 이 순간에는 자신이 행복한지 불행한지도 판단하지 않는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의 의미를 따지지도 않는다. 행복은 이 순간을 돌아볼 때 깨닫는 것이다

82% 천사는 부자가 곧 죽을 거라는 걸 단박에 알아챘는데, 부자는 자기가 1년이나 신을 구두 생각을 했다. 인간은 그처럼 자기 자신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른다. 그게 천사의 깨달음이었다. 인간이 이렇게 한심하다니. 하지만 이 깨달음을 놀라움으로 끝난다. '이렇게 한심해도 잘 살다니, 심지어 고아가 된 갓난아기도 살아가고, 마지막 남은 돈으로 술이나 퍼마실 정도로 대책이 없는데도 잘 살다니'

87% 놀라웠다. 감동적이었다. 숟가락도 제대로 들지 못하고, 숫자도 모르고 말 한다디도 못해 장애라고 규정되는 상태에서 극치의 만족감을 느꼈다니. 저자는 오히려 회복이 꺼려졌다고 말한다. 언어와 논리, 시간 개념을 회복하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테니까

94% 나는 오래 고민하지 않는다. 그냥 아무거나 해본다. 혹은 해볼까 하다가 여건이 안 맞으면 안 해도 그만이다. 무슨 의미가 있을 거라는 기대는 별로 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