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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2017_독후감

[2017-099] 딸에게 들려주는 역사이야기1

by 반란을_꿈꾸며 2017. 12. 19.

제목 : 딸에게 들려주는 역사이야기1

작가 : 김형민

번역 : 

출판사 : 푸른역사

읽은날 : 2017/12/13 - 2017/12/18

분류 : 일반


글잘쓰기로 소문난 김형민 PD의 역사책.

자신의 전공분야에 이정도로 다양하게 알고 있고, 해석해 내는 능력이 있는 사람 정말 존경스럽다. 

더구나 직업은 PD다. 자신의 본업에 충실하면서 이정도로 책을 쓰다니... 대단한 양반이다.

이 책의 구조는 역사에서 한 꼭지를 집어온다. 그리고 그 역사를 설명해주고 일어나게 된 배경, 그리고 그 이후의 영향까지 풀이해준다. 이후 현재의 역사와 연결을 지어 해석한다. 이 모든 이야기를 10대 청소년이 이해할 수준으로 풀어낸다. 

대부분은 우리가 잘아는 역사적 인물보다는 감춰진 인물, 숨겨진 인물들에 촛점이 맞춰져 있다. 

보통 읽던 편년체 스타일이 아니고 이곳저곳에서 내용이 오다 보니 정리가 안된 느낌이 든다. 아마도 한겨레 21 칼럼이었기 때문이리라. 대신 어디서부터 읽든 문제가 되지 않아 흥미로운 내용부터 읽을 수 있다.

우리나라 역사뿐만이 아니라 세계 역사에서도 의미있는 내용이 많이 나온다. 참정권을 얻기 위해 달리는 말에 뛰어든 여성의 이야기는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읽으니 새삼 참정권의 중요성을 느낀다. 더구나 10대의 딸이라면 더 가슴에 와 닿았을 것같다. 

기득권의 어이없음에 항거했던 수 많은 민중들의 이야기가 들어있어 10대뿐만 아니라 누구라도 한번쯤은 읽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사실 글쓴이를 그리 좋아하지는 않는다. 글만 봤지만 페이스북에서 쓰는 글들이 나만 잘났다 식이어서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그러나, 책만큼은 예외다. 참 잘 썼다.


p24 역사를 보면 늘 문제를 일으키는 쪽은 흙수저의 피해의식이 아니라 금수저의 무책임이었다 

P47 솔직히 아빠는 네게 그런 삶을 살라는 말을 하고 싶지 않다. 아빠부터도 그리하지 못했고, 또 너무나 고된 길이라는 걸 충분히 알고 있기도 하니까. 하지만 그런 사람들을 기억하라는 당부는 꼭 하고 싶어. 그들의 이름과 행적을 기억하는 것으로 역사는 새 싹을 틔우는 법이거든 

p61 나라를 위해서라기보다는 자신의 기득권이 무너질까봐 두려워하는 최씨정권과 그 허수아비인 왕을 두고 몽골 사신이 던진 말은 매우 뼈아프다. "대군이 들어와 하루에도 죽는 자들이 수도 없는데, 고려왕은 어찌 자기 한몸만 아끼며, 만민의 생명은 돌보지 않는 것입니까?" 

p79 죽지 않기 위해 또는 더 죽이기 위해 인간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아이러니하게도 그러한 노력을 통해 인간은 한차원 높은 문명을 건설할 지혜를 얻게 됐지. 오죽하면 그리스의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가 이렇게 말했겠니. "전쟁은 만물의 아버지다" 

p107 아빠와 엄마가 산보하듯이 걸어가서 내리누른 붓두껍 하나에는 수많은 피눈물과 한숨이 녹아들어가 있어. 우리가 물처럼 마시고 공기처럼 들이키는 권리가 누군가에게는 목숨을 걸고 찾아야 할 오아시스였고 깊은 물에서 겨우 빠졍나와 들이마시는 공기였다는 것 

P122 일본의 1만 엔짜리 지폐에 새겨진 개화사상가 후쿠자와 유키치는 조선 개화파의 은근한 지지자였다. 그는 갑신정변 주동자 가족들의 참극소식을 듣고 다음과 같이 독설을 퍼부었다는구나. "인간 사바세계의 지옥이 조선의 경성에 출연했다. 나는 이 나라를 보고 야만인이라 평하기보다는 요미 악귀의 지옥국이라 평하고자 한다" 

p141 구석기시대 장례풍습을 보여주는, 세계에서 몇 안되는 유적이자 흥수아이를 온전하게 4만 년 동안 품었던 두루봉 동굴은 폭파와 채굴을 거치면서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말아 

p167 우리 역사는 당연히 이래야 한다고 과거에 윽박지르고 계신건 아닌가요? 그러면서 과거와 '대화'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계신건 아닌가요? 

p172 영국의 국가이익에 부합하지 않은 '대한제국의 외교권'따위는 무시했지. 영국 신사들에게 '오로지 영원한 건 국가이익'뿐이었거든 

p213 최소한 이런 작태에 반대하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수정헌법 제1조를 지닌 나라. 영화배우든 작가든 감독이든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고 심지어 자국 대통령을 악마, 병아리, 길라라고 놀리더라도 무사한 나라야 

p273 왜 싸워야 하는지를 아는 이들만큼 용감한 사람들은 없어. 자신들 하나하나가 새로운 세상을 여는 열쇠가 된다는 걸 자각한 이들만큼 무서운 흐름은 없지. 괴테는 그날 그 모습을 본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