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미술관을 빌려드립니다
작가 : 이창용
출판사 : 더블북
읽은기간 : 2023/08/29 -2023/09/02
톡파원 25시에서 재미있게 봤던 분이 책을 냈다.
책을 산 지 시간이 좀 됐는데 이제야 시간을 내서 읽었다.
미술작품, 그중에 프랑스에 있는 미술작품이 주된 내용이다.
루브르, 오르세 등등 유명한 미술관의 작품들도 나오지만 로댕 박물관의 작품도 나온다.
가봤던 곳이라 더 애착이 간다.
그리고 유명한 작품들이 많이 나와 친숙하다. 역시 나같은 초보에게는 유명하거나 익숙한 작품이야기가 눈에 잘 들어온다.
미술이라면 치를 떨었던 내가 이만큼이라도 관시을 갖게 된 것은 다 미술관 덕분이다.
자꾸 보다 보니 좋아지더라.. 역시 경험이 중요하다.
그래도 내가 직접 그리는 건 질색이다. 보기만 할 꺼다.
제목을 봐서는 앞으로 시리즈로 나올 것 같은데 기대가 된다. 바라기는 네델란드의 고흐 작품이 빨리 나오면 좋겠다.
p19 로마 시대 훨씬 이전인 그리스 시대의 조각이라는 점과 고대 그리스 시대에 정립된 가장 아름다운 여성의 비율, 흔히 캐논이라 일컫는 8등신의 완벽한 비율로 제작된 그녀의 모습은 많은 이들의 찬사를 자아냈습니다.
p25 루브르 박물관은 왜 이 같은 찬사를 받는 것일까요? 저는 그것을 루브르 박물관 최고의 가치인 큐레이팅 능력으로 보고 있습니다. 루브르 박물관은 작품을 전시하고 보존하는 데 있어 한 가지 방법만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밀로의 비너스처럼 복원하지 않아야 더 아름다운 작품은 우리에게 상상의 여지를 남겨두고, 사모트라케의 니케처럼 복원을 할수록 아름다운 작품은 그들의 능력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복원을 진행합니다.
p44 암굴의 성모는 외경 속 이야기인 아기 예수가 이집트 피신을 떠나던 중 자신의 사촌인 세례 요한을 만나는 순간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이 다빈치의 작품 중 모나리자를 능가하는 최고의 작품이 아닌가 싶은데 그만큼 모든 장면이 완벽하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p66 시선을 돌려 다른 곳에 초점을 맞추고 곁눈질로 그녀의 입술을 바라보면, 살짝 올라간 오른쪽 입술과 스푸마토 기법으로 표현된 우측 큰광대근의 음영으로 인해 환하게 빛나는 미소를 발견합니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모나리자의 미소가 우연히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철저한 과학적 연구를 통한 결과물이라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p72 프랑수아 1세에게 다빈치는 너무도 완벽한 존재였습니다. 과학과 수학, 건축, 지리, 역사, 시와 음악, 미술까지 다방면에 걸쳐 지식을 갈망하던 그에게 다빈치는 언제나 해답을 주곤 했습니다. 프랑스아 1세는 늘 다빈치 곁에 머물럿고 그를 찬양했으며, 다빈치를 아버지라 칭하기도 했지요. 아마도 프랑수아 1세는 다빈치가 평생토록 바랐던 완벽한 후원자였습니다.
p76 그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현재까지도 책의 내용은 거짓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만, 이미 지난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잘못되 내용이 너무 많이 퍼진 터라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요리사였다는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듯 합니다.
p78 라파엘로와 같은 로마-피렌체 화파의 화가들은 아테네 학당에서 보는 것처럼 성서나 신화 속 사건을 이상적으로 재현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면, 베로네세와 티치아노와 같은 베네치아 화파의 화가들은 과거의 사건을 현실에서 재해석하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p92 이 작품은 앞서 보았던 호라티우스 형제의 맹세와 마찬가지로 위대한 영웅에게도 이러한 선택은 쉽지 않았으며, 비극적이고 고통스럽지만 개인의 사사로운 감정과 이익보다는 국가가 더 중요하며 언제나 대의에는 희생이 따른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p102 자신의 모습에 무척이나 만족한 나폴레옹은 추가로 네 점을 더 제작해 속국의 왕들에게 작품을 보내기도 하지요. 다비드는 이 그림 하나로 미술사상 가장 품위 있고 완벽한 승마 초상화를 그려냄과 동시에 그를 살아 있는 영웅 자체로 만들어줍니다.
p108 조제핀은 당시 마흔한 살의 나이임에도 20대 초반의 총초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등장하고 나폴레옹은 평소 불륜과 잦은 바람으로 문제를 일으켯던 콧대 높은 조제핀이 평생 자신에게 무릎을 꿇은 모습으로 남겨지게 되었으니 두 사람 모두 만족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p119 무능한 인물을 함장에 위임한 부패한 정권의 그 누구 하나 이 사건을 책임지지 않았습니다. 또한 이러한 작품을 그리게 된다면 자신의 이력에 해가 될 것이 분명한데도 과감하게 붓을 든 제리코의 용기가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메두사호의 죄 없는 희생자들처럼 부패와 무능, 책임회피, 안전 불감즘 등으로 인하여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야만 했던 우리의 아이들이 자꾸만 머릿속에 아른거렸습니다.
p131 많은 활약으로 마리가 권력을 유지하는 데 힘을 실어준 인물이 바로 이 전시관의 이름이기도 한 리슐리외입니다. 그는 알렉산드로 뒤마의 소설 삼총사를 비롯한 많은 작품에서 악당으로 등장해 오해를 사고 있지만 역사적으로는 프랑스 최고의 재상이자 루이 13세와 함께 프랑스 전성기의 기틀을 마련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p155 연작을 통해 루벤스는 마리 드 메디치의 삶 자체를 신격화하고 역사상 가장 화려한 일대기 작품을 남김니다. 그는 지인과의 편지를 통하여 “나의 모든 능력을 다 쏟아부었으며, 역사적 진실을 완벽하게 변조하고 기만하는 데 성공했다”고 고백하기도 했지요
p161 이에 방치된 오르세 기차역을 인상주의를 중심으로 한 19세기 근대미술을 위한 장소로 탈바꿈해보자는 제안이었습니다. 이후 약 8년간의 공사 긑에 1986년 12월 1일, 오르세 기차역은 세상에서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운 미술관으로 재탄생합니다.
p169 현재 오르세 미술관은 1848년부터 1914년 사이의 작품들만 전시하는 것을 기본 방침으로 삼고 있습니다. 1848년은 세 차례에 걸친 프랑스 대혁명이 막을 내리고 제2공화정이 수립된 해이며 1914년은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해입니다. 이는 역사적으로 파리가 가장 화려하고 아름답게 빛나던 벨 에포크, 즉 아름다운 시절과 맞물려 있으며 그 중심에는 미술사에서 큰 사랑을 받는 인상파 화가들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p174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화가가 되기 전인 10대 시절 부모님과 함께 농부의 삶을 살았던 밀레는 주일에도 쉬지 않고 밭을 일구는 성실한 바르비종 마을 농부의 모습에서 어린 시절 기억을 끄집어내며 그림을 그린 것은 아니었을까요?
p182 세상 모든 것이 변해도 농부의 삶은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라는 밀레의 말은 노동을 신성시했다고 보기보다는 아무리 세상이 달라져도 변치 않는 농부들의 애환에 대한 이야기하는 듯합니다.
p191 밀레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루소가 세상을 떠난 뒤 남은 그의 가족을 돌보기 시작했고, 폐렴이 재발해 정상적인 작품 활동이 힘들었던 말년에는 자신의 화풍이 아닌 사랑하고 존경하는 친구이자 동료인 테오도르 루소의 화풍으로 자신의 유작인 봄을 완성합니다.
p202 사실주의란 다른 무엇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이상을 거부하는 것일 뿐이다. 쿠르베가 이야기하는 사실주의란 본 적도 없고 존재하지도 않는 허구의 무언가를 좇아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머리가 아닌 눈으로 본,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담아내는 것입니다.
p214 인상주의 품들이 전시된 오르세 미술관 5층 첫 번째 갤러리 벽면에는 “인상주의의 기원”이라는 글귀가 쓰여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마네의 풀밭 위의 점심이 자리 잡고 있지요.
p217 그 모습은 직설적이지 않고 자신들의 품위와 체면을 지킬 수 있도록 신화와 역사 또는 문학작품 속 이야기를 바탕으로 아름답게 포장해야만 하죠. 비너스의 탄생은 이렇게 비너스라는 포장지로 여성의 육체를 감싸 관람자에게 즐거움을 선사한 완벽한 작품이라고 볼 수있네요
p243 그룹의 정신적 리더이며 친구이자 동료였던 바지유를 떠나 보낸 모네, 르누아르, 시슬레, 피사로 등은 그를 추억하며 바지유가 꿈꾸었던, 오직 자신들만의 새로운 전시회에 대한 열망을 이어갑니다. 그리고 바지유가 꾸었던 꿈은 동료들에 의해 1874년 제1회 인상파 전람회를 통해 이루어지게 되지요
p246 바지유는 사람들이 시선이 많이 머무는 소녀의 얼굴과 어깨선까지는 정성스레 붓질을 이어가지만, 화면 아래쪽으로는 마치 스페인의 거장 벨라스케스처럼, 훗날 인상주의의 전형적인 기법처럼 이 찰나의 순간을 놓치지 ㅇ낳으려 빠르고 간결하게 붓 터치를 이어나가고 있네요.
p255 에밀 졸라만은 다음과 같은 찬사를 보냈습니다 “모네의 작품들에서는 기차의 기적소르가 들려오며, 기차에서 뿜어져 나오는 증기가 거대한 기차역을 서서히 뒤덮는 광경이 내 눈앞에 펼쳐지는 듯하다. 그의 그림에는 과거가 아닌 우리의 오늘이 담겨있다”
p270 힘겨웠던 시절 함께 동고동락하며 서로에게 많은 의지가 되었지만 제대로 된 치료 한 번 받지 못하고 1년 6개월간 병치레만 하다 세상을 떠난 아내. 모네는 그런 아내를 떠나보내며 그녀의 마지막 모습을 화폭에 옮겨 담는데요. 임종을 맞은 카미유라는 작품입니다.
p275 무릇 화가라면, 예술가라면, 인생을 살아가며 맞이하는 자신의 고통과 아픔을 한 번쯤은 작품으로 표현할 법도 한데, 그는 고통의 그 순간에도 오직 아름다운 장면만을 담아내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인생의 고통은 지나가지만 아름다움은 영원히 남는다네. 기쁘고 행복한 그림만을 그리기에도 인생이 이토록 짧은데, 왜 슬픔을 그린단 말인가”
p282 르누아르는 분명 빛의 효과와 인상을 작품 속에 담아내긴 하였으나 빛 자체의 인상에 탐닉하기보다는 그 빛에 비친 인물들의 인상을 담아내려는 느낌이 더 강합니다. 모네가 찰나의 순간 빛의 인상을 품은 풍경을 그리려 했다면, 르누아르는 빛의 인상이 담긴 그들의 삶을 그리려 했던 것이지요.
p311 산책로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꽃들로 치장했는데요. 그중에서도 아이리스가 가득 채워져 있을 때의 풍경을 자랑스러워하며 작품으로 남기기도 했지요. 유달리 보라색 꽃을 좋아했던 모네의 아이리스가 있는 모네의 정원이라는 작품입니다
p321 내가 비록 색을 정확히 구분할 수 없지만 사용하는 물감 튜브에 적힌 글을 보고 원하는 색을 찾고 있다오. 내 팔레트 위에 짜놓은 색들이 어떤 느낌이고 그것들을 어떻게 칠해야 하는지 나의 몸은 아직 기억하고 있소
p340 정부 측에서는 청동문이라는 형식만 정한 채 나머지 주제와 그 안을 채우는 작품의 형태는 모두 로댕에게 위임했기에 그는 피렌체 두오모 성당 세례당을 장식한 기베르티의 천국의 문과 짝을 이루는 지옥문을 제작하기로 합니다.
p358 단테의 신곡에 등장하는, 불륜을 저지른 파올로와 프란체스카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작품을 보고 있으면 저주받은 연인들의 모습보다는 로댕 자신과 연인 카미유를 담아낸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작품 속 프란체스카의 모습 또한 당시 수동적인 여성들과 달리 당돌하게 사랑을 쟁취하고 만끽하는 카미유의 모습인 듯한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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