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후감/2019_독후감

[2019-041] 파리미술관 역사로 걷다

by 반란을_꿈꾸며 2019. 7. 24.

제목 : 파리미술관 역사로 걷다

작가 : 이동섭

번역 : 

출판사 : 지식서재

읽은날 : 2019/07/09 - 2019/07/22

분류 : 일반

 

이런 종류의 책 좋아한다.

역사와 미술, 그리고 작품이 어우러지는 책..

프랑스 대혁명시기에서 1900년대 초기까지 약 100여년에 걸친 신고전주의와 인상주의의 화가들을 시대순으로 정리한 책.

역사적 사건의 날줄과 작가들의 작품이 씨줄로 엮이면서 어떻게 역사들이 만들어지고 흘러갔는지 재미있게 엮었다.

덕분에 마네와 모네를 구분할 수 있는 팁을 얻었고, 나폴레옹의 알프스 넘는 그림을 그린 다비드의 박쥐같은 삶도 알게 됐다. 

르누아루, 모네, 드가의 작품들에 푹 빠지게 만든 책.. 

어렸을 때 학교에서 이런 내용을 가르쳐 줬더라면 미술은 쳐다도 안보는 나의 모습이 좀 바뀌지 않았을까?

나중에 파리를 다시 가게되면 오르세미술관에 더 오래 있게 될 것 같다..

 

P50 그것을 누가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낳는다우리가 역사화를   주의해야 하는 이유다 

P64 그는 출세주의자의 전형에 가깝다예술가로서 그림을 접근했다기보다는그림으로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구축하고 유지했기 때문이다. 

P88 다비드에게 캔버스가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공간이라면들라크루아에게는 개성을 표출하는 수단이었다 

P93 들라크루아는 1830 7 혁명의 승리에 흥분한 상태로 곧바로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작업에 착수하여 다음해 살롱에 출품했다 

P115 밀레는 바르비종 들판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그렸지만이런 오해는 계속되었다그는 현실을 그렸으나세상은 고발로 읽었다밀레는 의도하지 않았다지만분명 이삭줍기에는 부조리한 계급 체계의 모순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P119 우리에게도 화가 박수근의 사례가 있다엄혹한 정치 상황의 변화와 무관하게소박하게 자신의 그림을 그렸던 그에게 혹자들은  시대를 외면하는 퇴행적인 그림을 그리냐고 따지고 비난했다밀레와 박수근은 그림으로 현실을 고발하기보다는 그런 현실을 살아내던 사람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담았다 

P122 밀레에게 농부는 환경과 세상을 탓하지 않고 매일 열심히 삶을 영위하는 정직하고 숭고한 존재였다그것인 하느님의 가르침이자착한 기독교인의 삶의 윤리였다 

P148 모두에게 공격받자쿠르베는 만국박람회장 맞으편의 몽테뉴 거리에 자비로 가건물을 짓고 사실주의관으로 이름붙인  개인전을 열었다 

P164 다비드는 재능으로 권력과 영합하며 부귀영화를 누렸지만쿠르베는 재능을 권력에 대항하는 수단으로 삼아 고난을 겪었다 

p177 그는 주제 없는 그림을 그렸다. 창작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주제인데, 그게 없다는 말은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  

p180 풀밭 위의 점심과 올랭피아에도 주제가 없다. 도덕적 훈계나 신화의 재해석 등이 아니다. 색깔의 변화나 다양한 색깔의 배치가 중심이다. 당시 기준으로 이것은 그림이 아니라 색깔놀이고, 마네의 기준으로 이것이야말로 그림이다 

p214 우리는 순백 발레리나의 아름다움을 보지만, 얼굴이 감춰진 남자는 소녀를 성욕의 대상으로 보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발레리나를 통해 아름다움을 느끼는데, 그 아름다움을 전하는 소녀의 현실은 비참하다. 소름 끼치도록 무서운 그림이다 

p220 드가는 독특한 딜레탕트였다딜레탕트란 예술과 학문을 직업이 아닌 취미로 자유로이 즐기는 사람을 가리키는 다소 부정적인 뉘앙스를 풍기는 표현인데, 왜냐하면 대부분 그에 관해 자기만의 뚜렸한 철학이나 관점을 갖지 않기 때문이다 

P242 그림자는 당연히 검게 그려야 한다는 편견을 모네는 부쉈다. 물리적 사실보다 그것에서 받은 화가의 인상이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마네가 풀밭 위의 점심에서 누드의 맥락을 전복시켰다면 모네는 색채의 사실성을 무너뜨렸다 

p251 비난이 빗발치는데도 모네는 평소 성격답게 가장 비난받을 만한 공간을 태연하게 그렸다. 근대의 상징물인 증기를 뿜어내는 기차와 역이었다 

P268 그가 회화사에서 전대 미문의 연작 그림을 그린 이유다. 원래 모네의 의도대로 25점이 한 묶음으로 전신되었으나, 제각각 팔려나가 지금은 전 세계에 흩어져 있다. 

p284 모네는 몸에 부딪쳐 나오는 색을 그리는 데 반해, 르누아르는 햇빛이 나무와 풀을 거치면서 비치고 반사되어 몸이 닿았을 때 감도는 색들을 표현했다. 

p289 마네, 모네, 드가세잔이 지적인 화가였다면, 느루아루는 정반대였다. 전자들이 그림으로 자신의 목표를 이루려는 이상주의자였다면, 르누아루는 현실주의자였다. 

p293 자신의 후원자였던 샤르팡티에 부부의 화려한 아파트에 초대되는 걸 즐겼으나, 그와 같은 호화로운 삶은 부러워하지는 않았다 

p297 경제력이 뒷받침된 신흥 중산층은 기차를 타고 바닷가에 가거나 공원에서 소풍을 즐겼다면, 노동자들은 주로 강가에서 시간을 보냈다. 각자의 경제력에 맞는 여가 문화를 개발했던 셈이다 

p304 르누아루야말로 프랑스 혁명의 수혜자다. 혁명에 적극 참여하지는 않았자미나, 그 과일을 먹는 줄 맨 앞에 서 있었다.  

p315 인간은 모든 것들을 동시에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진이 있는 그대로를 기록한다는 것은 거짓이다. 인간의 눈은 입체로 보지만 사진은 평면으로 기록한다. 사진 속 풍경을 실제로 마주하면 어, 사진하고 다르네라고 느끼는 이유다.  

P340 팔리는 그림을 그려야 했지만, 그림으로 가난한 이들의 영혼을 위로하겠다던 반 고흐는 팔리지 않는 그림만 그렸다 

p348 로댕은 반 고흐와 르누아르는 우리 시대의 최고 화가다. 한 명(반 고흐)은 풍경화, 다른 한 명(르누아르)는 누드가 정말이지 눈부실 만큼 대단해서 그들의 그림에서 많이 배워야 한다고 격찬했다 

p354 그림으로 가난한 사람들의 마음을 다독이며 영원에 도달하려 했던 반 고흐와, 증권 거래인 출신으로 그림으로 세속의 영광을 탐하던 고갱, 현실에 대한 자신의 감상을 색으로 표현하고 싶었던 반 고흐와, 현실에 환상을 덧붙여 그리던 고갱의 불화는 예견된 일이었다 

p364 반 고흐는 자본주의적 관점에서 쓸모없는 일을 하는 사람이었다 

p364 노동의 가격만이 유일한 관심사이자 숭상하는 가치다. 한 달 동안 식당에서 일하고 번 돈, 주식으로 번 돈, 그림 1점을 그려서 번 돈의 액수가 같다면, 자본주의 관점에서 그 노동의 가치는 동일하다 

p365 19세기 초기의 자본주의보다 더욱 냉정한 신자유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하고 싶은 일을 하려면 하기 싫은 일을 해야만 한다. 그렇게 살다 보면, 하고 싶었던 일은 어젯밤 꿈처럼 점차 멀어지고 흐릿해진다 

p374 루소는 세관에서 번 돈으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면서 취미로 틈틈이 그림을 그리던 보통 사람인데, 지금은 오르세 미술관에 자신의 방을 가진 놀라운 화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