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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2021_독후감

[2021-60] 음악이 좋아서 음악을 생각합니다

by 반란을_꿈꾸며 2021. 6. 14.

 : 음악이 좋아서 음악을 생각합니다. 

 : 정경영

 : 곰출판

 : 2021/06/01 - 2021/06/13

 

초보자용 책은 아니다.

음악을 듣거나 즐기는 사람을 위한 책이 아니라, 음악을 분석하고 생각하려는 사람을 위한 책이다. 

내가 읽기에 수준이 높다. 

중간중간 악보를 분석해서 풀어 썼는데 무슨 소린지 하나도 모르겠다. 

예시로 나온 멜로디를 그려놓고 화성악적으로 왜 틀렸는지 설명하는 부분은 읽기는 했지만 글자들이 눈을 스칠뿐 이해할 수가 없었다.

저자는 음악을 생각하는 것도 재미있겠는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한명만 있어도 족하다고 했는데, 일단 난 그 한 명은 아니었다. 

전혀 준비를 안한 상태에서 음악을 분석하는 책을 읽으니 당연히 재미가 없었다. 

QR코드에 연결된 음악도 시끄럽기만 하지 생각을 자극하는 음악이 아니었다. 

오죽 했으면 우리 애가 왜 소음을 틀어놨냐고...

이렇게 어려운 내용은 수준높은 독자들에게 맡기고 난 가볍고 말랑말랑하게 음악의 얕은 물가에서만 놀아야겠다. 

언젠가는 음악이 무릎에까지 올라와도 견딜 수 있겠지..

 

 

 

p11 우리가 생각하는 음악이라는 것이 인간이 의도를 갖고 만든 아름답고 질서있는 소리 예술 작품이라면 말이죠 p33 네가 뭔대? 네가 무슨 자격으로?라는 물음에 대한 답인 것죠. 저는 이 그레고리오 성가의 탄생이 서양 음악사에서 표준어와 사투리가 나뉘는 것과 같은 흥미로운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레고리오 성가가 표준어가 되면서 다른 성가들(암브로시안, 켈틱, 갈리칸, 모자라빅 등)은 사투리가 되는 거죠

p44 판소리 <춘향가> '쑥대머리'의 한 대목을 서양악보로 그려 '도레미'로 읽어내면 쉽게 배우고 익힐 것 같지요? 하지만 그것만이 가진 특징이 사라져서 우리 음악과 서양 음악 사이의 어정쩡한 음악이 되어버리고 맙니다

p53 그렇다면 과여 어떤 소리가 상황과 문맥 안에서 소음으로 여겨질까요? 바로 의미를 부여받지 못한 소리입니다.

p55 주인공의 자리에서, 중심에서 밀려난 '나머지'가 소음이 된다는 것이죠. 이렇게 생각해보면, 결국 소음을 사투리와 닮았습니다.

p66 고등학교 2학년 때 음악사 책을 사서 읽기 시작한 건, 솔직히 말하자면 잘난 척을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p83 바흐는 칸타타 140번 1곡에서 프랑스의 부점 리듬과 독일 전통의 코랄 선율, 그리고 이탈리아의 형식을 동시에 사용하고 있지요. 바로 이것이 바흐 시대 독일 음악의 독특한 특징이었습니다.

p107 연주나 공연에는 연주자의 개별적 맥락과 취향, 나름의 역사가 포함되므로 작곡가의 순수한 의도가 그런 것들에 의해 훼손된다는 거죠

p111 악보를 읽을 수 없으니, 악보를 음악과 동일시하는 일은 아예 없는 거죠. 음악은 악보 같은 사물이 아니라 항상 하고 있는 무엇인 겁니다.

p116 페달포인트로 머물러 있는 으뜸음 위에서 딸리화음의 반음 올려진 3음이 만드는 장7도 불협화음으로는 앞에서 말씀드린 그 긴 이야기를 다 설명할 수 없거든요. 일단 그 불협화음이 입과 코 중간쯤에 머금은 듯한 소리를 통해서 연주되지 않아다면 그날의 그 기분이 들지 않았을 겁니다.

p178 작곡을 배울 때 제일 먼저 하는 일이 뭘까요? 대체로 클래식 음악 작곡을 배우러 가면 제일 먼저 연필 깎는 법을 배웁니다. 진짭니다. 글씨 쓸 때처럼 원뿔형으로 뾰족하게 깎는 것이 아니라 끌 모양으로 깎는 법을 배우죠

p184 오히려 그 시대나 문맥의 한계를 넘어 창조적으로 틀린 음악은 새로운 가능성, 새로운 시대, 새로운 양식을 연다고 할 수 있겠네요

p204 '따따따딴'은 18세기 청중들이 늘 그렇게 하듯 '산만하게' 들으면 재미가 하나도 없다는 얘깁니다. 이 음악은 레고 블록처럼 블록과 블록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그 과정을 듣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p210 그러나 혹시라도 이 책을 읽으면서 "음악을 생각하는 것도 나름 재미있는데?"라고 생각하신 분들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저는 만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