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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2021_독후감

[2021-115] 아무튼 클래식

by 반란을_꿈꾸며 2021. 11. 29.

 : 아무튼 클래식

 : 김호경

 : 코난북스

 : 2021/11/23 - 2021/11/28

 

'아무튼 ~~'이라는 말로 시리즈 책이 나오고 있는데 그중의 한 권을 골라 읽었다.

에세이였다.

작곡과를 나온 저자는 클래식 잡지 기자로 일하다가 지금은 대학원을 다닌다고 한다. 

모차르트나 장영주 같은 영재들을 많이 봐서 그런지 나는 클래식 하면 천재들이 하는 분야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나처럼 귀에 듣기 좋은 클래식 정도 좋아하는 사람에게 클래식이라는 분야는 엄청 높은 존재다.

그런데 저자의 글을 읽어보면 꼭 그런것 같지도 않다.

클래식을 공부하는 사람이 클래식을 안듣는다는 말을 할 정도라면 왜 클래식을 전공하는 걸까 하는 생각도 든다.

에세이답게 클래식에 대한 생각을 특별한 주제없이 펼쳐놓는다.

가볍게 음악을 들으며 읽을 수 있는 책이라 좋았다. 

이 시리즈의 책들을 좀 더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p10 졸업을 앞둔 시점이 되면 허공에 붕 뜨듯 홀로 멈추게 된다. 그때쯤 되면 들어주는 이는 줄고 매일매일의 연습도 의미를 찾기 어렵다. 송아처럼 뜨겁게 좋아하는 마음이 없다면, 준영처럼 연주 요청을 꾸준히 받는 게 아니라면, 지속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p21 이제껏 배운 모든 이론은 몽땅 내다 버려라, 최대한 귀에 낯설고 어렵게 음 조직을 만들어 그걸로 곡을 쓰면 된다, 이 정도로 음렬주의를 이해하고는 말도 안되게 음악을 썼다

p24 드라마 밀회의 오혜원이 손열음을 두고 했던 유명한 대사를 바로 여기서 언급할 수 있겠다. "손열음이 대단한 건 뜨거운 걸 냉정하게 읽어내서야. 그래야 진짜 뜨거운 게 나오지"

p29 하나는 클래식을 공부한 집단, 다른 하나는 클래식을 자주 듣는 무리다. 클래식을 공부했고 클래식을 자주 듣는 사람은 없다. 클래식을 자주 듣는 사람은 반드시 클래식을 공부하지 않았다

p38 얼마전 어려운 책을 읽다 '룸펜 인텔리겐치아'라는 단어를 알게 됐다. 룸펜은 직업이 없는 사람을 뜻하는 독이러, 인텔리겐치아는 지식인이다. 그러니 놀고 먹는 지식인이라는 뜻. 사전에서 듯을 찾아 읽고는, 오 이제부터 내 꿈은 룸펜 인텔리겐치아다, 생각하다 스스로 한심해 기가 막혔다

p47 피아노 소나타 B단조는 기세등등하게 역동적으로 앞으로 나아가면서도 구조적으로도 통일감을 잃지 않아 완성도가 뛰어나다. 블라디미르 호로비츠가 이 곡을 연주한 녹음 기록을 듣자면 피아노라는 악기가 가진 모든 것을 만끽할 수 있다

p49 잊지 말아요. 오늘 밤 무슨 일이 벌어지든 우리는 연주를 마치고 나가서 멋진 저녁을 먹을거라는 걸. 우리는 실수하면 모두 죽게 되는 비행기 조종사는 아니잖아요

p53 영화 안에서 번스타인이 비유하듯 음악이라는 우주의 질서를 발견하고 이를 세상 사람들이 들을 수 있도록 준비하는 일이다. 그러니 음악가는 더 많이 책상 앞에 앉아 있어야 하고 웬만하면 고립되어야 한다

p54 그 안에서 수학적 논리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제가 되는 첫 곡을 시작으로 30개의 변주가 이어진 후 다시 첫 곡을 반복하며 끝마치는데 16번 변주곡을 기점으로 음악적 대칭을 이루고 있고, 카논 형식을 취하는 세 번째 변주마다 두 개 성부(양손) 사이의 음정이 1도씩 벌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