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난처한 클래식수업6
작가 : 민은기
출판사 : 사회평론
읽은날 : 2021/12/01 - 2021/12/07
시리즈로 계속 읽고 있는 책..
강의형으로 쓰여있어 두께에 비해 빠르게 읽히고 쉽게 이해된다.
이번 주제는 오페라고, 주인공은 베르디와 바그너다.
학교다닐때 아리아를 좋아하던 친구가 있었다.
술자리에서 노래 부르라고 하면 아리아를 불러 분위기를 쎄하고 만들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그때 들은 아리아들이 정말 유명했던 노래들이었다.
아마 그 친구는 오페라계의 유행가를 불렀던 건데 무식한 나는 그걸 알아보지 못했던 것.
베르디 오페라와 아리아는 워낙 유명해서 광고로도 나오고, 라디오에서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바그너 역시 마찬가지다.
사람의 가슴을 뛰게하는 음악이라서 그런지 영화음악에서도 자주 들을 수 있다.
너무나 멋진 음악을 만든 두 사람이지만, 베르디는 나에게 사랑을 받고, 바그너는 나에게 저주를 받는다.
아무래도 그 삶이 문제이기 때문.
저자는 상당히 미화해가면서 쓰긴 했지만 인종차별주의자인데다 주변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도 떳떳했던 바그너를 보면, 수많은 민간인들을 총칼로 죽이고 대통령이 되고 이후에도 사과없이 호의호식하다 죽은 전두환을 생각나게 한다.
이정도로 저주받을 인간에게 신은 엄청난 재능을 듬뿍 부어주어 온 세상 사람들을 유혹할만한 음악들을 만들어내게 했다. 참 아이러니다.
반면 베르디는 정말 좋은 품성을 가졌다.
음악만 아름다운게 아니라 이탈리아의 통일을 위해서도 큰 역할을 한 베르디.
이런 두 사람이 한 시대를 살았다니... 19세기는 정말 다채로웠던 시대다.
p20 저는 공간이 사람의 마음을 담는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이 화려한 장식들은 파리 시민들이 얼마나 오페라를 귀하게 대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겠죠
p37 이렇게 로시니, 도니체티, 벨리니까지 세명의 벨칸토 작곡가는 각자 다른 개성으로 오페라의 아리아를 일반적인 가곡과는 전혀 다른 경지로 만들었습니다.
p53 베르디는 작품에 사람들이 원하는 열정과 위로를 담았고 이탈리아 전체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는 우리에게 빵을 주듯이 먹여주었다. 그의 음악은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달콤하고 풍부한 맛을 지닌 음식 같은 생명의 원천이었다"라는 평을 들을 정도였죠
p69 바그너의 어머니는 재혼 시점에 이미 바그너의 동생을 임신 중이었다고 해요. 그래서 여러 정황을 고려했을 때 가이어가 바그너의 친부가 아니냐고 추측하는 사람도 많았어요. 가이어가 어린 바그너를 유독 아꼈기 때문에 그 추측이 더 힘을 얻었죠
p82 바그너가 어려서부터 돈만 생기면 책을 샀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p120 스피넷을 고쳐주러 수리 기사가 왔다가 꼬마 베르디의 연주 솜씨에 놀라 수리비를 받지 않고 작성한 명세표 같은 쪽지가 남아있다고 합니다.
p140 우리나라에서도 합창을 많이 하던 시기가 있었어요. 독재 정권에서 합창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겼기 때문에 제가 어렸을 때는 동네마다 합창 대회가 열리곤 했죠. 사람들을 하나로 똘똘 뭉치게 하는 데에는 합창만 한 게 없습니다. 하나 된 구호에 음악의 힘을 더한 거니까요
p156 바그너의 거의 모든 작품에서 남자 주인공은 여성의 일방적인 희생을 통해 구원받아요. 바로 그 점이 현대에 들어서 크게 비판받는 거고요
p186 바쿠닌은 유럽에서 일어난 혁명 대부분에 개입했을 정도로 영향력이 강한 인사였어요. 마르크스의 라이벌이었다고 평가될 정도죠. 원래 러시아 귀족 출신인 바쿠닌은 베를린에서 독일 철학을 공부하다가 사회주의 운동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p203 바그너는 인간이 충족되지 않는 욕망에 의해서만 자극받는다는 쇼펜하우어의 생각을 음이 끝나지 않고 계속 이어지는 무한 선율로 구현했습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음악이 바로 인간의 끊임없는 욕망과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는 거예요
p212 피아베와 베르디는 정말 잘 맞는 콤비가 됐습니다. 차분한 성격의 소유자였던 피아베는 완벽주의자 베르디가 계속 대본을 고쳐달라고 하면 군말 없이 몇 번이라도 다시 써줬어요. 두사람은 이후 20년 동안 함께 작업했습니다
p236 1848년 1월 이탈리아반도의 시칠리아에서 시작된 투쟁은 전 유럽으로 퍼져 2월 프랑스 파리에서는 시민들이 루이 필리프를 몰아냈고 3월 오스트리아 빈에서는 페르디난트 1세가 자리에서 내려왔습니다
p264 바그너는 마틸데에게 바치는 작품이라면서 대본을 바로 마틸데에게 보여주었죠. 마틸데는 매우 감동해 흐느껴 울었다고 해요. 그러고는 답례로 시 몇 편을 지어 바그너에게 선물합니다. 바그너는 그 시에 노래를 붙여 앞서 들려드린 베젠동크 가곡을 만들었습니다. 참고로 베젠동크 가곡 중 온실에서와 꿈은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2막과 3막에도 등장해요
p273 불협화음 자체가 불안함을 주는 게 아니라 그 불협화음이 안정적인 협화음으로 이어지며 해결되지 않아 불안하게 느껴지는 겁니다. 트리스탄 코드 다음 라 음으로 가서 협화음을 만들었다면 이 불안이 해소될 수 있었을텐데 바그너는 이 다음 곧바로 라#음으로 넘어가요
p275 우리로서는 서로가 어떤 감정이었는지 그 속 마음을 정확히 알 수는 없죠. 어쨋든 바그너에게 사람들을 현혹할 만한 뛰어난 재능이 있었던 건 분명합니다. 불미스러운 일이 있긴 했지만, 오토 베젠동크는 누구보다 바그너의 재능을 잘 알았던 열렬한 후원자이기도 했고요
p334 리골레토에서부터 라 트라비아타에 이르기까지 베르디의 작품이 광대, 집시, 성매매 여성 등 사회에서 소외당하는 사람을 주인공으로 삼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거대한 신화를 만들려고 한 바그너와 비교가 되는 지점이니까요
p352 니스는 샤르데냐 왕가의 근거지였어요. 그런 니스를 내주고 군사 원조를 받았다는 점에서 통일을 향한 에마누엘레 2세의 의지가 엄청나게 강했다는 걸 알 수 있죠
p360 가리발디는 이후 모든 국가 요직을 사양하고 공화국이라는 이상을 달성하기 위한 활동을 펼쳤어요. 만약 가리발디가 없었다면 지금가지도 이탈리아는 통일되지 않은 채 두 개의 국가로 남아 있었을지도 몰라요. 이게 아직까지도 가리발디가 이탈리아 사람에게 존경 받는 이유지요
p413 그동안 베르디가 만들었던 오페라들은 선율이 감미롭고 이야기가 어렵지 않으면서도 사람들의 원초적인 감정을 자극하는 작품이었죠. 이번에도 관객들은 그런 걸 기대했는데 작품이 예상과 달랐던 겁니다. 문제는 사람들이 그냥 베르디적이지 않다고만 한 게 아니라, 왜 이렇게 바그너적이냐고 불평했다는 거예요
p417 이집트 문물에 대해 당대 프랑스인들이 가졌던 태도는 확실히 모순적이라 할 수 있죠. 오귀스트 마리에트가 이집트에서 발굴한 유물들이 오늘날 프랑스의 루브르박물관 이집트 전시관을 꽉 채우고 있다는 점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p427 거장의 위치에 있었음에도 남의 생각을 기꺼이 수용한 베르디에게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남들에게 따라쟁이라고 조롱당할 걸 알면서도 유연하게 새로운 걸 받아들이는 데에는 용기가 필요했을 테니까요
p449 니벨룽의 반지 전체를 아우르는 주제는 여럿 있지만 그중에서도 중요한 것이 복수입니다. 그건 바그너의 인생관이기도 했죠. 절대로 잊지 않는 것
p454 바그너는 반지 동기를 뒤집어서 저주의 동기를 만든 겁니다. 앞으로 나올 모든 저주가 결국 반지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암시하는 거예요
p482 이로써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알지 못하게 된 여신들은 이제 자신들이 할 수 있는 건 없다며 무대에서 쓸쓸하게 퇴장합니다. 지금부터 세계의 운명은 인간의 손에 달린 것이죠
p506 1882년 2회를 맞은 바이로이트 축제에서 파르지팔이 공개되자 지나치게 종교적인 분위기에 난색을 표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반대로 누군가는 파르지팔이 아무리 경건한 척 성직자 복장을 하고 있어도 성적 충동에 대한 찬가일 뿐이라고 폄하하기도 했죠
p530 팔스타프는 희극이지만 생각 없이 웃기기만 한 작품은 아니에요. 무대 표현과 음악의 구성도 아주 훌륭한 데다 인간이 남몰래 품고 있는 비밀과 욕망을 드러내는 대사들도 있습니다.
p553 뮤지컬의 발상지이자 20세기 뮤지컬의 발전을 주도했던 곳은 뉴욕이에요. 2차 세계대전을 전후로 뉴욕에 수많은 뮤지컬 전용 극장들이 앞다퉈 생겨나며 하나의 거리를 이루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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