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미술관을 빌려드립니다 : 북유럽
작가 : 손봉기
출판사 : 더블북
읽은기간 : 2024/05/25 -2024/06/02
이런 책 너무 좋다.
프랑스편을 사서 읽고, 이 책은 도서관에서 바로 빌려 읽었다.
아직 여행해보지 못한 미지의 나라 북유럽.. 말로만 들어도 참 멋진 나라..
그곳의 미술에 대해서 듣지 못해서 더 호기심이 생겼다.
사진같다는 생각이 들만큼 현실을 세밀하게 묘사했다는 게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일상의 그림이 많아 더 좋았다..
상당히 많은 그림들이 개인소장이라는 것도 특이했다..
결국 북유럽에 간들 이 책에 나와 있는 그림의 상당수는 보지 못한다는 것.. 좀 아쉽다.
이탈리아나 프랑스의 종교화, 왕에 대한 그림도 좋지만 이렇게 현실 풍경, 현실의 사람들을 그리는 그림도 참 맘에 든다.
미술이라면 치를 떨던 내가 언제 이렇게 그림을 감상하는 걸 좋아했나 싶다..
내가 못해도 보는 건 참 좋다..
다만, 개정판이 나올 때 오타는 좀 고쳤을면 좋겠다..
조사가 틀린 부분이 너무 많다..
p22 세상의 마지막 전투를 의미하는 라그나로크 전쟁으로 오딘은 늑대에게 잡아먹혀 끝내 목숨을 잃는다. 오딘의 아들이자 가장 힘이 센 토르 역시 거대한 뱀에 물려 죽는다. 신들의 숙명이라는 의미를 지닌 라그나로크 전쟁으로 신과 거인 그리고 괴물들이 모두 죽고 인간이 지배하는 새로운 세상이 창조된다.
p26 물질적 부와 정신적 문화로 풍요로운 피렌체에서 단테가 돌체를 노래했다면 경제적 여유와 뛰어난 복지를 누리는 오늘날 북유럽 사람들은 휘게와 라곰을 노래한다.
p35 바르비종에서 유학한 스웨덴의 신진 화가들은 인상중의에서 배운 풍부한 빛과 사실주의에서 배운 자연주의 기법이 결합된 스웨덴 특유의 낭만적인 화풍을 창조했다.
p43 집안의 모든 인테리어가 곧 예술이라는 그녀의 말처럼 카린의 작품은 20세기에 들어와서 따뜻하면서 실용적인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의 기초가 되었다. 스웨덴의 세계적인 가구 브랜드 이케아의 창시자 캄프라드는 공공연하게 칼 라르손과 그의 아내 카린이 만든 가구와 인테리어가 이케아의 정신적 뿌리라고 이야기한다
p69 베르크의 또 다른 작품인 포즈를 취한 후에를 살펴보면 오랜 시간 같은 자세를 취한 모델이 막 일을 마치고 옷을 입고 있다. 헝클어진 머리칼과 바싹 쳐 올린 머리 아래로 드러난 목덜미는 삶의 무게를 버티며 하루하루 살아가는 여인의 연약함과 무력감을 보여준다.
p97 남자들이 책을 읽고 여자들이 뜨개질을 하고 있는 따위의 그림은 더 이상 그릴 필요가 없다. 내가 그리는 것은 괴로워하고 사랑하며 살아 숨 쉬는 인간이어야 한다. 이런 내 작품을 보는 사람은 이 주제에서 신성함과 숭고함을 느끼며 교회에서 하는 것처럼 모자를 벗어야 한다.
p99 뭉크는 대상을 보이는 대로 그리는 회화로부터 벗어나 자신의 감정을 작품에 담았다. 이런 그의 화풍이 잘 드러나는 것이 다리위의 소녀들이다.
p103 뭉크에게 여성은 마돈나이면서 메두사였다. 그에게 여성은 저항할 수 없는 관능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존재이지만 또한 반대로 남성들을 파괴할 정도의 치명적인 마력을 지닌 존재였다. 이러한 뭉크의 여성관은 젊은 시절 자신을 배신한 여인의 증오에 기인한다.
p111 전쟁이 끝나고 노르웨이는 스칸디나비아 중립국 회원이 아닌 나토창단 회원이 되어 미국의 마샬정책 원조를 받는 등 스웨덴으로부터 완전한 독립을 이룬다. 이러한 과정에서 노르웨이는 자기 민족의 정체성과 우월성을 찾으려는 국가적 낭만주의 예술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치기 시작하는데 그 결과 나온 작품 중의 하나가 구데의 하르당에르 피오르의 신부 행렬이다.
p130 아비규환의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절박한 사람들 뒤로 오슬로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에는 매서운 추위로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단지 두꺼운 코트와 모피 모자를 쓴 경찰관이 무심한 듯 얼음길 한복판을 따라 걸으며 딴 곳을 바라보고 있다.
p158 토르가 쇠망치로 얼음산을 부수면 얼음이 녹으면서 봄이 찾아오고 천둥과 번개를 부려 비를 내리게 하면 풍년이 온다. 그래서 북유럽의 사람들은 토르를 가장 좋아한다
p164 제인 그레이의 처형 속에 나오는 제인 그레이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여왕이 되었다가 9일 만에 쫓겨난 후 18세에 처형당한 비극의 인물이다. 제인에게 연민을 느낀 당시 영국의 여왕, 메리 1세는 신교도였던 그녀에게 카톨릭으로 개종하면 살려주겠다고 제안을 한다. 하지만 그녀는 이를 거절하고 죽음을 선택한다. 숨 막힐 정도로 긴장되면서 비장한 이 작품 앞에 서면 누구든 운명의 비애에 가슴이 저리는 경험을 한다
p181 검정 옷은 그녀의 무거운 묵상을 상징한다. 작품 중앙에 창과 커튼 사이로 들어오는 빛은 바닥에 뿌연 그림자를 남긴다. 빛이 지나가는 자리에 밀도 있는 대기와 먼지가 어우러져 빈공간을 꽉 채우며 고요한 일상으로 우리는 안내한다.
p184 생전에 유명한 화가였던 함메르쇠이는 사후에 다른 많은 상징주의 미술가들과 함께 잊혀졌다. 하지만 20세기 후반에 이르러 상징주의 회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함메르쇠의의 작품은 재조명되기 시작했다. 이후 그의 작품으로 런던, 파린, 뉴욕, 도쿄에서 연 전시회가 성공하며 덴마크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화가가 되었다.
p196 르누아르는 뱃놀이에서의 점심에서 여인들의 엷은 미소와 발그스레하게 상기된 두 뺨을 통해 행복을 보여준다. 행복한 빛들로 가득한 일상을 그린 느루아르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삶은 끊임없는 파티다. 그리고 나는 세상이 웃는 모습을 알았다.
p201 크뢰위에르의 정신병을 모르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국가 훈장까지 받은 남편을 버리고 외도를 저지른 부도덕한 여자라고 손가락질을 받았다. 그녀는 오랜 소송 끝에 이혼은 했지만 딸의 양육권을 빼앗긴다. 후고와의 사이에서 임신을 하지만 후고는 자신은 자유가 필요한 예술가라며 그녀를 떠난다. 이후 그녀는 죽을 때까지 자신의 선택이 가져온 결과를 담담하게 견디며 살았다.
p205 덴마크 최북단에 위치한 작은 어촌마을 스카겐. 인근에 거대한 사막까지 있는 외떨어진 이곳에 19세기가 되자 덴마크를 비롯하여 젊은 북유럽의 예술가들이 모여들었다. 파리 인상파의 영향을 받아 혁신적인 화풍을 선보이려는 화가들에게 스카켄의 전원적인 분위기와 바다 마을 특유의 풍부한 빛은 엄청난 영감을 주었다.
p246 따스한 궁중의 일상을 그리고 있는 이 작품에서 화가는 국왕 부부를 그리고 있는 것인지 공주와 시녀들을 그리고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p267 핀란드의 빛이라는 불리는 알베르트 에델펠트는 물가에서 노는 아이들과 일몰의 태양 아래 빛나는 ㄴ풍경들을 그리며 빛으로 생명을 가진 인물들과 사물들을 진실하게 표현하였다. 고객의 영향을 받은 핀란드 상징주의 화가인 페카할로넨은 원시적인 색감과 상징적인 묘사로 평화로운 느낌의 작품을 발표하며 핀란드 예술계 리더로 떠올랐다.
p271 알베르트 에델펠트의 해변에서 노는 아이들은 네바문의 벽화와 같이 살아 있을 때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우리를 영원한 아름다움의 세상으로 데려간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p279 그녀는 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벗어나서 자신이 하고 싶거나, 가고 싶은 일을 떠올리고 있는지 모른다. 이 작품에서 감보기는 웅장한 신화나 역사화 속의 매력적인 여성의 몸을 보여주는 기존의 전통적인 틀에서 벗어나 일상을 살아가는 당당한 여성을 보여준다.
p294 헬레나는 작품을 보고 깜짝 놀라면서 여성동맹연합기금으로 작품을 사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둘은 테이블에 앉아 청어를 안주 삼아 술을 먹으며 밤새도록 웃고 떠들며 시간을 보낸다. 다음날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다른 여자와 약혼을 한다는 통지를 받은 헬렌이 울면서 편지를 보여주자 헬레나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마음껏 슬퍼해. 그리고 다시 일어설 때는 담금질한 쇠처럼 더 단단해지길 바라”
p301 헬렌이 활동할 당시에는 아픈 아이가 미술의 대중적인 주제였다. 당시 뭉크는 아픈 아이를 통해 인간의 실존을 보여주었지만 헬렌은 인상주의를 연상시키는 활기찬 붓눌림과 빛의 처리로 병든 아이의 회복과 활력을 밝게 그려내고 있다.
p306 모든 농부들이 장작을 태우며 열심히 일하고 있는 가운데 유독 중앙에 보이는 소녀가 일손을 멈추고 우리를 강렬하게 응시하고 있다. 극도로 지친 모습을 보이는 소녀의 퀭한 눈은 밭이 개간되지 않아서 농작물이 자라지 않으면 가족이 겨울을 견뎌낼 식량을 갖지 못할 것이라는 공포와 세상에 대한 원망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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