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요즘 어른을 위한 최소한의 미술 100
작가 : 이은화
출판사 : 빅피시
읽은기간 : 2024/07/11 -2024/07/18
재미있는 책이다.
유명한 그림과 이야기를 함께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100편의 그림이 최소한인지는 모르겠지만 쉬우면서도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그림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 어느새 나도 유명한 그림들은 꽤 많이 아는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매번 모나리자 이야기만 할 수는 없으니까.. ^^
요즘 미술책을 많이 읽고 있는데 예전의 나를 생각하면 정말 격세지감이다.
여전히 그림은 못그리지만 보는 즐거움은 생긴 것 같다..
p15 오필리아 주변에는 그녀의 운명을 상징하는 다양한 식물과 꽃들이 그려져 있다. 쐐기풀은 고통, 데이지는 순수, 팬지는 허무한 사랑, 버드나무는 버림받은 사랑, 그리고 오필리아 손 근처에 그려진 붉은 양귀비는 죽음을 상징한다. 사실 양귀비는 세익스피어의 원작에 없는 꽃이지만 죽음을 강조하기 위해 화가가 추가한 것이었다.
p17 외국 여행 한 번 가본 적 없던 루소에게 박람회는 큰 충격이자 세계를 향한 도전의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화가는 자신의 모습을 300미터가 넘는 에펠탑이나 하늘에 떠 있는 열기구보다 훨씬 크고 높게 그렸다. 자신이 세계의 중심지 파리의 화가이고, 머지않아 프랑스를 넘어 세계적인 예술가가 될 것이라는 꿈과 포부를 밝히고 있다.
p23 이 그림은 고흐가 밤하늘의 별을 그린 첫 그림이다. 오르세 미술관에 있는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은 이 그림 직후에 그렸고,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복제된 그림인 별이 빛나는 밤은 이듬해 생레미 정신병원에서 기억에 의존해 그린 것이다. 밤의 카페테라스는 이어지는 두 별 밤 그림의 원조이자 예고편인 셈이다
p31 거대한 캔버스 그림은 일주일도 안 되는짧은 시간에 완성됐다. 흥이 나서 몰입하지 않으면 물리적으로 절대 불가능한 일이었다. 습작이었지만 마티스는 이 그림이 너무 마음에 들어 춤1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그러고는 본 작업에 착수해 춤2를 완성했다
p35 페르메이르는 세계 최고의 박물관 벽에 작품이 걸린 위대한 거장의 반열에 올랐고, 17세기 네델란드 황금기를 대표하는 화가로 우뚝 섰다.
p45 프랑스 정부는 7월 혁명으로 시민의 왕이 된 루이 필리프를 기녀하기 위해 3,000 프랑에 이 그림을 구입해 왕실 컬렉션에 추가했다. 그러나 진짜 의도는 전혀 달랐다. 언제든 민중을 선동할 수 있는 위협적인 그림이었기에 대중의 눈에 안 띄게 치워버린 것이었다. “이 그림은 너무 혁명적이어서 다락방에 숨겨져 있었다”
p55 극적인 빛의 연출과 역동적인 인물들의 움직임, 강렬한 상징으로 채워진 화면은 마치 연극의 한 장면처럼 생생하다. 램브란트는 인물들을 나열해 그리는 단체 초상화의 규범을 과감히 깨버리고, 역사에 남을 독창적인 명작을 완성시켰다. 하지만 시대를 앞선 그의 그림은 당대 사람들에게 비웃음거리가 됐고, 의뢰인들에게는 충격과 분노를 안겨주었다. 최고조에 달했던 램브란트의 명성도 이 그림때문에 막을 내린다
p63 시대에 뒤떨어진 양식일지라도 미국 대중들은 이웃 같은 두 인물의 매력에 푹 빠졌다. 아이오와의 척박한 환경을 이겨낸 성실하고 근면한 농부, 노력으로 소박한 성공을 이뤄낸 미국인, 완고하고 보수적인 시골 사람, 악의적인 감정을 간신히 억누르는 부부, 허세 가득한 집에 사는 사람들 등 다양한 해석과 함께 수많은 패러디와 복제화가 쏟아졌고, 지방 출신 무명 화가의 그림은 미국인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p64 그림속 유디트가 손에 쥔 십자가 모양의 칼은 이것이 개인적 복수가 아닌 신의 이름으로 불의를 응징하는 행위임을 암시한다. 젠텔레스키의 그림 때문에 타시는 화가가 아닌 세기의 강간법으로 화폭에 영원히 박제됐다. 칼이 아닌 붓으로 한 완벽한 복수였다.
p75 소장품을 처분하고 후원금을 보태 마련한 재원으로 결국 2년 만에 아비뇽의 아가씨들은 뉴욕 현대미술관의 소장품이 되었다.
p87 루브르 아부다비 분관에 전시돼 있을까? 2019년 여름까지는 빈 살만 왕자의 초호화 요트 안에 있다고 알려졌으나 지금은 행방이 묘연하다. 스위스의 미술 창고 또는 아랍 에미리트의 비밀 장소에 보관돼 있다는 소문만 무성할 뿐이다. 결국 그림 속 구세주는 누구도 구원하지 못하고 권력자의 요트나 창고 안에 갇힌 신세가 되고 말았다. 사람들은 여전히 묻는다. 구세주여 어디에 계시나이까?
p105 다비드는 상당히 정치적인 화가였다. 루이 16세의 궁정 화가로 명성을 누렸지만, 혁명이 일어나자 주군을 단두대로 보낸 혁명정부의 공식 화가가 되었다. 이 그림을 포함해 혁명 정신을 담은 그림들을 잇달아 발표하며 혁명 시대 예술의 최선봉에 섰다. 이후 혁명 세력을 처단하고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집권하자 다시 나폴레옹 황제의 선전 화가로도 활약했다. 이렇게 보면 미술사에서 가장 정치적인 행보를 보여준 화가였다. 그는 혁명, 반혁명 세력 모두가 원하는 그림을 이상적으로 그려내는 재능 덕에 정권이 바뀌어도 계속 활동할 수 있었다.
p107 페르메이르는 17세기 네델란드 미술을 대표하는 가장 유명한 화가이지만 남긴 작품은 겨우 36점뿐이다. 43년 을 델프트에서 살았던 그는 칸타리나라는 여성과 결혼해 14명의 자녀를 낳았고 장모와 함께 살았다는 것 외에 알려진 바가 많지 않다. 게다가 사후 2세기 가까이 잊혔다가 19세기에 재발견됐다.
p117 남들이 뭐라 하든, 쿠르베는 부자가 예술가를 존경하고 후원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믿었다. 세상의 잣대는 부자와 빈자로 나누지만, 그는 천재성을 지닌 자와 아닌 자로 구분했다. 그만큼 예술가로서의 자부심이 대단했다.
p125 메두사호의 끔찍한 비극이 그림으로 재현돼 공개되자 사람들은 충격에 빠졌다. 사건에 대한 분노와 젊은 화가에 대한 찬사가 동시에 쏟아졌다. 사건을 은폐하려 한 국왕과 정부관료들은 당혹스러웠다. 정부가 애써 덮었던 3년 전 조난 사건을 다시 재정화했기 때문이다.
p135 영국 컬렉터 손으로 넘어간 후 1902년 마침내 런던 내셔널갤러리에 기증되었으나 창고에서 73년 동안 은폐됐다. 1975년 그림이 처음으로 공개되자 영국인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십대 여왕의 억울한 죽음을 다룬 그림은 특히 젊은 관객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어느 나라 역사건 권력 다품의 끝은 피를 부르기 마련이다. 그레이도 어른들의 권력욕이 낳은 희생양이었다. 살려달라고 애원하거나 개종하면 살 수도 있었을 소녀가 당당하게 죽음을 택하는 모습이 그저 애처롭고 감동스러울 따름이다. 단지 9일이었지만 그레이는 자신이 썼던 왕관의 값을 치룬 것이다.
p143 살롱전은 마네에게 명예 대신 희대의 스캔들 메이커라는 지위를 안겨줬다. 시대를 앞선 예술가의 운명이 그렇듯, 마네는 공개적 모욕과 가혹한 비난을 견뎌야 했다. 하지만 사후에는 전통과 규범에서 회화를 해방시킨 혁명가이자 모더니즘의 여명을 연 근대 미술의 아버지로 칭송받았다.
p151 부도덕한 사랑의 대가는 지옥행이었다. 하지만 로댕은 이들이 지옥에 있기에는 너무도 관능적이고 아름다운 연인의 모습이라 여겼던 듯하다. 이 연인상만 따로 떼서 대형으로 여러 점을 만들었다. 그중 하나가 1898년 파리에서 처음 공개되자 인기는 끌었지만 너무도 외설적이라는 비판을 들어야 했고, 1914년 영국에서 전신됐을 때는 방수포로 가려 마구간에 숨겨졌다.
p169 4.8미터 높이의 대형 속고 조각 <하프>는 행사 기간 동안 수많은 미니어처 복제품과 엽서로 제작돼 인기리에 판매되었다. 그런데 큰 인기를 끈 조각은 박람회가 끝나자마자 파괴됐다. 보존해야 할 예술 작품이기보다 행사를 위해 제작된 임시설치물로 취급된 것이다.
p175 티 없이 깨끗한 피부, 온화한 눈빛, 부드럽게 모은 두 손, 우아한 의상과 자태 등 헌신적이면서도 이상적인 천상의 여인 이미지 그대로다. 이미 120년 전에 사망한 라파엘로를 연상케 하는 시대착오적인 그림이었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라파엘로를 대체할 화가로 주목받았다.
p183 평생 가난가 질병에 시달리다 비극적인 최후를 맞은 모딜리아니는 사후에 명성이 치솟았다. 뛰어난 재능, 가난과 고통, 열정적인 삶과 사랑, 젊은 나이에 요절. 천재 화가로서의 요건을 다 갖춘 비운의 화가 모딜리아니는 훗날 빈센트 반 고흐에 버금가는 신화적 인물이 되었다.
p191 영하베 광장에서 노는 아이들은 그가 살던 코펜하겐 영하에 과장에서 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어느 맑은 날 오후, 손에 손을 잡고 한 줄로 선 소녀들은 상대 친구들을 잡으려고 앞으로 돌지하고 있다. 아이들의 해맑은 얼굴에는 웃음과 장난기가 넘친다. 푸른 나뭇잎과 가벼운 옷차림으로 봐서는 봄에 그린 것으로 보인다.
p197 퇴폐 미술전 : 나치 당국이 퇴폐 미술로 규정한 모던 아프 650점이 전시됐는데, 여기에는 반 고흐, 피카소, 모딜리아니, 샤갈, 클레 등 저명한 화가들의 작품도 대거 포함됐다. 나치 정권은 이들을 미치광이, 정신병자 또는 불구자로 취급하며 전국 미술관에서 이들의 작품을 마구잡이로 몰수하거나 소각해 버렸다.
P206 그중 기근과 역병을 담당하는 신이 가장 힘이 셌기에, 나라에 기근이 들면 산 사람을 제물로 바쳤다. 의식을 진행 중인 제사장 앞에는 하얀 포대가 놓여 있다. 산 채 끌려온 희생양이 있을 것이다. 붉은 망토의 집행작 칼로 찌를 준비를 하자, 왕이 벌떡 일어나 스스로 옷을 벗는다. 백성을 더 이상 희생시킬 수 없으니 자신을 죽이라고 명하는 장면이다. 왕이 나체로 등장하고 인신 공양이라는 끔찍하고 미신적인 주제를 다룬 그림은 논란이 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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