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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2021_독후감

[2021-64] 어떤 죽음이 삶에게 말했다

by 반란을_꿈꾸며 2021. 6. 21.

 : 어떤 죽음이 삶에게 말했다

 : 김범석

 : 흐름출판

 : 2021/06/07 - 2021/06/17

 

내가 어렸을 때 우리 엄마는 애 실력은 생각도 하지 않고 나를 의사로 만들려고 했다. 

의대를 가라는 거다. 

의사가 되면 평생 환자만 보며 살아야한다. 이 생각을 하니 너무 끔찍했다.

수학을 좋아했지만 문과를 가게 된 이유중의 하나였다.

이 책의 저자는 의사선생님이다. 더군다나 종양내과 의사 선생님이다. 

맡는 환자들은 주로 암환자, 특히 말기 암환자가 많다. 

말기 암환자들을 살려 기적의 의사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겠지만 상당수 환자들은 사망한다.

책의 내용도 대부분 환자들의 사망이야기다. 

2개월 시한부를 받고 결혼청첩장을 가져온 신부의 이야기도 있고(당연히 결혼후 사망했다), 마지막으로 죽어가는 가운데 자기를 찾아온 동생에게 내 돈 갚으라는 유언을 남긴 남자의 이야기도 나온다. 

미국에서는 항암치료를 마치고 죽음을 준비하는 기간이 평균 6개월인데 우리나라는 평균 1개월이라고 한다. 심지어는 사망 2주전까지 항암치료를 받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존엄하고 담담하게 죽음을 맞이한다는 건 무엇일까?

죽음을 앞두고 삶을 정리하는 모습을 나도 보일 수 있을까?

수많은 사망 데이터를 보고 고객들의 니즈를 파악하며 회사에서 나는 암보험 상품을 만든다. 

책을 읽으면서 존엄한 죽음을 맞이하게 하는 상품이나 담보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아마 팔리지는 않고 오히려 고객들 화만 일으킬 것 같다. 

죽음을 어찌 받아들여야 할 지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2% 암으로 인해 기약된 순간이 환자에게 다가올 때 그것을 조금씩 뒤로 미루는 일, 그것이 나의 일이다

9% 남편분이 너무 열심히 사셔서 그런 거예요. 너무 열심히 산 죄로 죽을 때도 편하게 돌아가시지를 못하네요. 사람이 살아온 천성이라는 게 변하기가 쉽지 않아요. 그래도 죽기 전에는 한번은 변하기도 하는데... 남편분은 어렵네요

11% 결국 내 돈 2억 갚아라가 환자가 남긴 마지막 유언이 된 셈이다

39% 많은 환자를 봐야만 하는 의사에게는 0.1퍼센트의 예외적인 특별한 기적을 만들어내는 것보다 0.1퍼센트의 치명적인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

44% 핏줄들은 하나같이 나를 괴롭혔지만 피가 섞이지 않은 사람들이 나를 많이 도와주었다

47% 나는 그때 알았다. 죽은 아이의 신을 버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 사기도 한다는 것을

50% 극단적 장기 생존자. 말 그대로 암 환자임에도 극단적으로 오래 사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컨디션이 좋기 때문에 입원하지 않는다

53% 인생의 마지막 반년은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하게 불태운 셈이 되었다. 오래오래는 아니었지만 죽을 때까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마침표를 찍었으니 그건 그것대로 아름다운 결말이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57% 600명 중 한 명과 단 한 사람, 이것이 그가 느낀 의사와 환자 사이의 간극일 것이다

61% 세상에는 겪어보지 않고는 이해한다고 말할 수 없는 일이 있다는 것을, 나는 눈앞의 환자와 같은 경험을 해보지 않았다는 것을, 그러므로 완벽히 그를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을 이제는 너무도 잘 알기 때문이다

64% 교수가 함께 있는 수업인데도 문제가 될 거라는 인식 자체가 없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눈앞의 동료들과 대화하지 않고 문자로 토론하던 이들이 환자를 앞에 두고 어떤 의사가 될지 생각하니 두려웠다

66% 종양의 크기를 떠나 최대한 증상을 완화하며 시간을 버는, 완화 의료라고 불리는 이 전략을 좋아하지 않는다. 최신 표적항암제가 두달의 시간을 벌어들일 때는 열광하지만 완화 의료로 동일한 두 달의 시간을 버는 것에는 놀랍도록 냉담하다

68% 미국 사람들은 보통 사망 6개월 전까지 항암치료를 받는다. 즉, 그들은 삶을 정리하는 데 적어도 6개월 정도의 시간을 가진다는 말이다. 그에 반해 서울대병원 통계상에서 환자들은 사망 한 달 전까지 항암치료를 받는다. 삶을 정리하는 데 고작 한 달의 시간을 가지는 셈이다

79% 돌이켜 생각해보면 환자들에게 잘했던 때는 내가 푹 자고 푹 쉬고 스스로 편안했던 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