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나는 어쩌다 명왕성을 죽였나
작가 : 마이크 브라운
출판사 : 롤러코스터
읽은날 : 2021/08/25 - 2021/09/02
내가 어렸을때 행성은 수금지화목토천해명이었다.
그리고 은하철도 999에서 태양계를 빠져나가며 마지막으로 들린 곳은 명왕성이었다. 거기서 메텔은 얼음속에 누워있는 누군가를 보며 눈물을 흘린다.
그리고 은하철도 999는 태양계를 벗어나 안드로메다로 향한다.
이렇듯 어려서부터 친숙했던 명왕성이 어느날 갑자기 행성에서 쫓겨났다.
당시 그 기사로 인터넷이 떠들석했던 기억이 난다.
그 명왕성을 쫓아내는 데 일조한 저자가 명왕성 퇴출기에 대한 글을 썼다.
사실 명왕성 퇴출기가 아니라 자신이 행성 또는 왜행성을 발견한 이야기다.
그 옛날 갈릴레오처럼 아직도 하늘을 사진으로 찍어 관찰하며 새로운 행성을 찾는 천문학자의 이야기다.
행성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가 자못 흥미롭다.
더구나 누가 먼저 행성을 발견하고 발표하고 등록하느냐에 따라 행성의 발견자가 바뀌기 때문에 행성의 발견자들끼리 치고받고 싸우는 이야기가 추리소설도 아닌데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반대편에 있는 사람의 이야기도 들어봐야겠지만 과학계에서도 비열한 사람들의 비열한 행동이 참 많다는 걸 느낀다.
비록 자신이 발견한 천체가 행성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명왕성도 행성의 지위를 잃었지만 저자는 여전히 하늘을 보며 새로운 천체를 찾고 있다.
언젠가 우리가 아직까지 발견하지 못한 어두운 행성이 9번째의 행성자리를 차지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면 우리 후손들은 수금지화목토천해x라고 외우겠지.
신비한 우주의 세계다.
p22 지금은 비행기 옆 좌석에 앉아 있는 사람이 내게 카이퍼 벨트가 무엇인지 물어본다면 해왕성 궤도 너머 태양 주변을 둥글게 맴돌고 있는 아주 많은 작은 얼음 천체들에 관한 이야기를 자세하게 들려줄 수 있다
p35 우연히 읽은 신문 기사를 통해 그것이 실은 목성과 토성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직후 나는 행성이란 게 단순히 포스터 속 그림이나 탐사선이 멀리서 찍어보내온 사진 속에 담긴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실제로 하늘 위에서 별들 사이를 떠돌아다니며 밝게 빛나는 점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p54 거의 비슷한 하나의 궤도 평면상에 놓여 있는 다른 행성들과 달리 명황성의 궤도는 거의 20도 가량 크게 기울어져 있었다.
p55 얼마 지나지 않아서 천문학자들은 명왕성이 사실 혼자 외롭게 태양계 가장자리를 떠도는 하나의 이상한 천체가 아니라, 카이퍼 벨트라는 더 거대한 집단의 구성원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
p74 48인치 슈미트 망원경의 사진 건판은 다른 최신 망원경에서 사용하는 디지털 카메라에 비해서는 덜 민감하긴 했지만, 바닷속 거대한 고래를 잡을 수 있는 아주 큰 그물이었다
p78 지난 200년간 천문학자들이 해온 것처럼 나는 사진 속에서 무언가 움직이는 게 보이지 않는지 찾아내기 위해 사진을 분석했다
p119 그 사진들을 비교하며 아까와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없다가 새롭게 나타난 새로운 천체가 있는지를 확인했다. 놀랍게도 정말 거기에 새로운 천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내가 예측한 바로 그 자리에 있었다. 나는 복도를 내달리며 드디어 1년 전에 찍힌 천체 X의 모습을 찾아냈다고 소리쳤다.
p127 이제 우리는 천체 X가 20년 전에는 어디에 위치했는지도 알게 됐다. 이건 우리가 천체 X의 아주 정확한 궤도를 계산할 수 있게 됐다는 뜻이었다.
p137 20개의 별 중 19개의 별은 완벽하게 똑같은 자리에 찍혀 있었다. 하지만 그중 하나는 살짝 자리가 바뀌었다. 바로 천체X였다
p154 이제 내가 직접 매일 밤샘 작업을 하면서 혼자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기 대문이다.
p155 아쉽게도 컴퓨터는 카메라 장비의 한계로 인해 생긴 밝은 반점과 실제 하늘에서 빛나는 천체의 모습을 분간하지 못했다.
p159 문제는 카메라가 너무 많은 얼룩이 찍힌다거나 소프트웨어가 잘 돌아가지 않는다는 게 아니었다. 가장 큰 진짜 문제는 나 스스로 포기하고 천문학자가 아닌 그냥 평범한 사람이 되어버렸다는 것이었다. 나는 대부분의 사람이 생각하는 대로 믿고 있었다
p169 덩치 큰 행성은 주변에 자신을 날려버릴 정도로 충분히 큰 다른 천체가 없기 때문에 깔끔한 원 궤도를 계속 유지할 수 있다. 카이퍼 벨트 전체는 너무 크기가 작아서 해왕성의 중력에 의한 영향으로 인해 크게 기울어진 타원 궤도를 갖고 있다. 따라서 더치도 멀리서 원 궤도를 그리는 행성이 아니라, 흩어져버린 카이퍼 벨트 천체일 수 있었다
p170 우리가 발견한 더치의 위치는 사실 더치가 그리는 전체 궤도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지점이었고, 더치는 바깥으로 더 멀어지는 중이었다. 그리고 더치가 태양 주변을 돌면서 그리는 궤도는 너무 크게 기울어져 있어서 궤도를 한 바퀴 완주하는데 무려 1만1000년이 걸릴 정도였다
p197 태평양을 가로질러 찾아온 겨울 폭풍 덕분에 하늘이 맑게 개고 산이 눈으로 뒤덮이는 1년 중 특별한 바로 이 순간, 동지가 지난 며칠 후 맑은 하늘에 낮게 떠 있는 정오의 태양이 눈부시게 테이블을 비추는 바로 이 순간, 딱 카페의 이 자리에 앉아 빠르게 녹고 있는 산꼭대기의 눈을 바라보며 마시는 커피 한잔만큼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건 없었다
p242 과학에서는 처음으로 발표하는 사람이 승자였다. 그 에스파냐의 천문학자들이 산타를 처음 발표했고, 다라서 산타는 그들의 발견이었다.
p286 발견 자체에는 사실 과학적으로 크게 흥미로울 것이 없습니다. 빌제로 관심 있는 과학의 대부분은 발견 이후 그 천체에 대해 자세한 연구를 하면서 얻게 됩니다.
p300 대륙은 무엇을 의미할까? 내가 생각하는 대륙의 정의는 대강 이렇다. 하나의 연결된 거대한 당덩어리. 얼마나 큰가? 이 질문에 내가 줄 수 있는 유일한 답은 충분히 크다는 것뿐이다.
p338 위원회는 모든 둥근 천체를 다 행성이라고 말했다. (위성은 예외로 행성이라고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중에서 또 카론은 예외로 행성이라고 했다) 나는 태양계에서 이 기준에 부합하는 천체가 약 200개는 된다고 추정했찌만, 국제천문연맹은 자기들만의 셈법에 따라 겨우 열두 개뿐이라고 이야기했다.
p347 프라하 현장에서는 분명하게 명왕성을 지지하는 비밀 위원회 사람들이 분명하게 명왕성은 행성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다수의 사람들 몰래 투표 결과와 상관없이 명왕성을 그대로 행성으로 유지하도록 하는 문구를 넣을 것이라는 우주적 불신이 치솟고 있었다
p351 1930년 명왕성이 처음 발견됐을 때는 그것을 부를 만한 다른 좋은 방법이 없었지만, 이제 우리는 명왕성이 해왕성 너머 궤도를 돌고 있는 수천 개의 천체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p379 한동안 제나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가장 거대한 왜소행성은 금세기 천문학계에서 가장 거대했던 결전을 일으켰고, 명왕성을 죽였다. 그리고 이제 그리스 신화 속 갈등과 불화를 상징하는 여신 에리스의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
p391 여신 하우메아는 자신의 몸 일부를 떼어내서 자식들을 낳았다. 왜소행성 산타도 자신의 몸이 부서지면서 만들어진 자식들이 태양계 곳곳에 퍼져있었다.
p397 그녀는 다시 시내에 나갔을 때 기쁜 마음으로 샴페인을 가지고 왔다. 하지만 결국 에리스는 열 번째 행성이 되지 못했다. 그 대신 나는 아홉 번째 행성을 죽인 킬러가 됐다. 샴페인은 장례식에서 마시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술이다.
p404 행성은 실제 하늘에 존재한다. 매일 밤마다 하늘에서 행성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보라. 행성은 계속 움직이고 하늘을 떠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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