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후감/2022_독후감

[2022-19] 세종의 허리, 가우디의 뼈

by 반란을_꿈꾸며 2022. 3. 21.

 : 세종의 허리, 가우디의 뼈

 : 이지환

 : 부키

 : 2022/03/10 - 2022/03/17

 

제목만 보고는 무슨 내용인지 몰랐다. 

교보문고의 SAM에서 책이 남아서 선택했는데 재미있게 읽었다.

의사인 저자는 자신의 상상력과 추리력을 동원해서 역사적 인물의 죽음과 고통의 원인을 파헤친다.

가우디가 왜 구부정한 모습으로 걸어다니는지, 도스토옙스키는 왜 도박에 빠졌는지, 모차르트와 니체의 사망, 정신병의 원인은 무엇이었는지 찾아가본다.

실제 의학계에서는 어떻게 판단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그럴듯한 이야기라서 재미있게 읽었다. 다만, 그렇게 그럴듯한데 왜 학계의 정설은 바뀌지 않을까 하는 의심은 든다. 

퀴리부인이 라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동안 그는 온몸에 방사능을 쪼이며 스스로를 죽여가게 된다. 

당시에도 방사능이 위험할 거라는 생각을 한 것 같긴 한데, 지금 생각하는 만큼 위험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았겠지. 

하긴, 예뻐지기 위해 비소와 수은을 쓰다 수은중독으로 죽은 귀족들이 그렇게 많았었다고 하니...

우리가 지금 믿고 있는 과학적 사실과 기술적 진보도 아직 우리가 모를뿐 수많은 위험요인들에 노출되고 있을 것이다. (내가 어릴때는 석면에 고기구워먹었다.. 고기가 잘 익어서.)

자만하거나 교만하지 말고 겸손해야 하는 이유다. 

 

 

7% 조선 시대 진단에 초점을 맞추면 ‘세종은 성병에 걸린 왕’이 되지만, 증상에 집중하면 ‘세종은 대장균 때문에 고생한 왕’이 된다. 해석이 완전히 달라진다. 진단은 시대에 따라 다르지만 인간이 느끼는 통증은 같다

14% 학장은 가우디에게 졸업장을 주며 말했다. “건축가 타이틀을 천재에게 주는 것인지 멍청이에게 주는 것인지 모르겠다. 시간이 평가할 일이다”

18% 독실한 가우디는 지구의 자전과 공전은 신의 뜻이고, 빛은 신의 축복이라 믿었다. 이를 아름답게 드러내고자 시시각각 색이 변하도록 성당을 설계한다.

20% 도스토옙스키가 도박에 빠진 이유는 간질 발작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그는 간질 발작 환자였고 발작은 삶의 중요한 순간에 불쑥 튀어나와 그를 괴롭혔다

24% 막 성인 이 된 이들에게 클럽만큼 호기심을 자극하는 곳이 없다. 이들은 잔뜩 술을 먹고 헐떡이며 춤을 추다가 생애 처음으로 발작해 병원에 실려오곤 한다. 음악에 빠져 잠을 거르고, 독한 술을 마시며, 번쩍거리는 화면에 취해, 숨이 가쁠 때까지 뛰어노는 EDM 축제는 발작을 유발하는 종합세트라고 할 수 있다

27% 유년부터 천재적 색깔을 보이며 최고의 재능을 뽐내던 음악가 모차르트가 35세의 젊은 나이로 요절했다. 어떤 음악가라 할지라도 그를 뛰어넘기 어렵다

29% 모차르트는 아내 콘스탄체와 각별했고 외도를 꿈꾸지 않았다. 결혼 후에도 애틋한 연애편지를 주고 받았는데 그 내용이 꽤 관능적이다. 콘스탄체는 모차르트의 편지를 엮어 출판하려고 했으나 출간 심의를 통과하지 못해 일부 내용을 순화해야만 했다. 검열을 했음에도 “당신을 생각하면서 발기했다” 등의 내용이 남아있다

33% 고열을 유발하는 세균성 감기의 유행,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독특한 부종, 뭍에서도 물속에 있는 것처럼 헐떡이게 되는 숨, 유난히 높은 사망률, 연구 팀은 이를 종합해 하나의 결론을 내린다. 모차르트는 연쇄 구균 감염 후 사구체신염으로 사망했을 것이다

41% 유전자가 섞일 기회가 적은 나라는 기형아 출산이 사회 문제가 될 수 있는데 대표적인 나라가 아이슬란드다. 인구가 적고 외국인 유입도 낮아 몇다리만 건너면 친인척이다. 때문에 아이슬란드 젊은이는 데이트 신청 전에 친족 관계를 계산해 주는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기도 한다

46% 니체는 스위스에도 바그너 모임을 만들고자 시도했으나 실패했고, 대중들의 형편없는 심미안에 실망한다. 어떻게 바그너에게 관심을 갖지 않을 수가 있단 말인가? 니체는 무지한 대중들을 꾸짖는 <독일인에게 고함>이라는 글을 쓴다. 오락음악을 찾는 싸구려 취향에서 벗어나 품격높은 바그너의 위대한 사업에 후원으로써 동참할 것을 요구한다. 하지만 지나치게 공격적이다

51% 모네의 <인상, 해돋이>는 제목 그대로 인상적인 쓰레기다. 오히려 그림이 걸린 벽지가 더 고풍스럽다. 차라리 벽지에 대해 감상평을 쓰고싶다라는 비평 글에 대해 모네는 유쾌하게 대꾸했다. “인상적인 쓰레기라니, 멋진 표현인데? 오늘부터 우리는 인상파다”

52% 모네의 자유로운 천성과 천재성, 든든한 동료, 철학을 요구하는 시대적 흐름, 물감 튜브의 발명과 카메라의 출현이 어우러져 새로운 화풍이 탄생했다. 인상파의 태동이다

61% 어린 날의 비극 덕분에 형성된 프리다의 성격은 아이러니하게도 멕시코 특유의 블랙 코미디 정서와 적절히 배합되어 그녀를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들었다

66% 둘의 태도는 전혀 달랐다. 디에고는 프리다는 우리의 사랑을 의심하지 않는다. 내가 교양 없는 여인과 밤을 보내고 창녀촌에서 흥정하는 게 자신의 위신을 깎아 먹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혼하자며 화를 내는 것뿐이다. 그렇다고 내가 굴복할 줄 알았나? 나는 오히려 다시 이혼하자고 했다고 말한다.

73% 만약 우라늄의 형태가 변했을 때 방사느 세기도 바뀐다면, 방사능은 우라늄 원자의 성질이 아니라 분자의 성질일지 모른다. 마리는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전기 전도성을 측정했다. 결과는 놀랍고 명쾌했다. 우라늄은 형태와 온도가 어떻든 같은 수준의 방사선 에너지를 방출했다. 유레카! 방사능은 우라늄 원자의 성질임이 틀림없다

88% 동양은 오래전부터 하늘의 뜻을 헤아리기 위해 별을 관측했다. 별의 움직임은 곧 신의 말씀이고 천문학은 주술과 괘를 같이했다. 관측 기술은 정교해졌다. 고려 시대의 천체 관측 보고서 천문지에는 별똥별이 87회나 기록되어 있다. 놀랍게도 같은 시기 서양의 천체 기록에는 별똥별 언급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