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멋쟁이 희극인
작가 : 박지선
출판사 : 자이언트북스
읽은날 : 2022/07/07 - 2022/07/08
개그맨들 사이에서는 못생김이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그래서 매년 새로 뽑은 개그맨들중에 누가 최고인가를 이야기한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아무것도 안하고 방송에 나와서 웃기만 해도 웃긴 개그맨들이 있었다.
지금 시각으로 보면 엄청난 인격모독이지만 이런 웃음포인트가 대세인 적이 있었다.
박지선씨는 그 못생김의 대명사였다. 첫 코너도 예쁜애, 못생긴애, 이상한 애였나 그랬을 것이다.
학벌이 중요한 사회답게 박지선씨는 못생긴데 공부잘하는 개그맨으로 떴다.
그러나 그는 학벌이나 못생김이 아닌 그 자체가 웃긴 개그맨이었다.
그렇게 내가 사랑했던 그가 어느날 비보를 전했다.
그 심정을 알 수는 없지만 너무나 안타깝고 서운했다.
1주기를 추모하며 그가 썼던 트위터와 글들이 책으로 편집되어 나왔다.
제목 그대로 멋쟁이 희극인이었던 지선씨를 여전히 추모한다.
내 삶에 웃음과 멋짐, 반듯함을 알게 해준 지선씨.. 편히 쉬세요.
p24 버스에서 내려 골목길에 다다르니, 골목 입구에 서 있는 엄마의 실루엣이 보인다. 마음이 한껏 놓이려는 것도 잠시, 유심히 엄마의 실루엣을 쳐다보니 “학교 다닐 때 저렇게 생긴 언니한테 돈 뺏긴 적 있는 것 같다”
p34 엄마에게 나의 숨은 매력은 뭐냐고 물었다. “예쁜 얼굴”이라고 답한 뒤, 내가 좋아할 겨를도 없이 바로 “그러나 너무 숨어 있기 때문에 통 보이지 않지”라고 한다.
p106 완벽히 자기 자신에 충실해서 자신만의 기준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다. 무대를 잘했고 못했고 평가 기준이 관객들 웃음의 유무에 의해 결정되는 게 아니라 본인이 본인 연기에 만족하고 안 하고에 있다니, 멋지다.
p126 스폰지밥이 뚱이의 카드를 가지고 싶어 했다. 뚱이가 말했다. “그렇게 이 카드가 좋으면 너 가져” “이렇게 소중한 걸 나한테 줘도 돼?” “친구한테 하찮은 걸 줄 순 없잖아”
p136 친구가 골라줘서 큰 맘먹고 겨울코트를 하나 구입했다. 엄마가 이거 개콘 소품이냐고 물어봤다. 친구한텐 절교문자를 보내야겠다. 엄마 고마워요
p145 엄마가 지구 탄생 45억 년으 비밀이란 다큐를 아주 재밌게 봤다며 두 시간 전부터 얘기해 주는데 지구 탄생 후 50년 정도 밖에 안된 것 같다. 45억 년 얘기 다 할 건가 봐 무서워 빨리 출근하고 싶어
p154 엄마가 갈치조림을 해 줬다. 갈치를 먹으려고 할 때마다 “무가 맛있는 거야 무를 먹어 무가 맛있는 거라니까” 하시는데 무조림을 해 주지 그랬어.. 내가 갈치한테도 이렇게 희망고문을 당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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