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마인
작가 : 마이클 헬러
출판사 : 흐름출판
읽은기간 : 2023/05/03 -2023/05/14
롯데월드에 가면 자유이용권 외에 패스트 트랙이라는 티켓이 있다.
돈을 내면 상대적으로 덜 기다리고 놀이기구를 탈 수 있는 티켓인데, 꽤 비싸다.
처음 우리 아이와 롯데월드를 갔을 때는 이걸 잘 몰라서 마냥 기다렸었다. 후에 이 티켓을 알고나서 우리 아이가 롯데월드를 간다고 했을 때 이 티켓을 사줬다.
돈이 거의 2배로 드는 느낌이다.
그런데 이 티켓에 대한 내용이 나온 책이 있다.
그 책이 바로 마인이다.
이 책은 소유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어떻게 소유권을 주장하는가가 이 책의 주제다.
소유권을 주장하는 6가지 방법이 나오는데 바로 선착순, 점유, 노동, 귀속, 자기 소유권, 상속이다.
그리고 패스트트랙은 선착순과 같은 소유권을 무력화하는 제도다.
크게 생각지 않았던 부분에 대해서 다양한 사례를 들어 설명해주니 꽤 흥미있었다.
특히, 마지막 파트에 나오는 가상공간에서의 소유권은 앞으로 수많은 분쟁과 소송을 예측할 수 있게 해준다.
나도 인터넷 서점에서 책을 샀는데 그 사이트가 문을 닫으면서 수십권의 책을 날린 적이 있어서 더 공감이 됐다.
올해 좋은 책을 많이 읽는다...
p23 이 싸움은 소유권의 구성 요건에 대해 서로 상반되지만 강력한 직관에 호소하기 때문에 확실한 답이나 해결책을 찾기 어렵다. 만약 우리가 소유권을 설계하는 도구 및 기법과 더불어 소유권의 유연한 특성을 알게 된다면, 요즘 시대에 더 설득력 있는 논리가 무엇인지 판단하는 능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p43 선착순 원칙은 영유권 주장과 유산 상혹에 국한되지 않는다. 주인 없는 온갖 대상에 대해 소유권을 주장할 때도 누가 먼저 차지했는가를 기본 원칙으로 삼아왔다.
p50 캠프아웃이라는 고난은 듀크대 농구 티켓에 색다른 의미를 부여한다. 바로 아주 특별한 팬덤에 들어갈 수 있는 자격이다. 비가 오든 안 오든, 그저 농구 경기 티켓 추첨 기회를 얻으려고 36시간 내리 야영하는 사람은 캐머론 크레이지 말고는 없다. 게다가 이렇게 동고동락한 경험은 이들을 하나의 공동체로 묶어준다.
p64 경제 전반에 걸쳐 소유권은 먼저 온 사람이 아닌 나중에 온 사람을, 시간보다는 돈을, 평등보다 특혜를 인정해주는 쪽으로 기본 원칙을 조용히 바구고 있다.
p74 이 모든 실험에 담긴 기본 심리는 동일하다. 인간은 물리적으로 어떤 물건을 차지하고 나면, 그 가치를 전보다 높게 매긴다.
p81 물리적 점유에 본능적 뿌리가 있더라도 그 경계가 너무 커지면, 공동체가 반발하면서 “괘씸한 인간들”이라느 ㄴ험담이 돌기 시작한다. 법도 중요하지만 평판이 더 중요하다.
p85 핵심은 시장경제를 출범시키는 것이지, 과거 소유자의 후손에게 정확한 보상을 해주려고 법정 싸움에 몰두하는 게 아니었다.
p88 똑같이 잔 위에 냅킨을 올려두더라도 상대에 따라 엉뚱한 신호를 보내서 술값을 더 내야 하거나, 술자리를 빼앗기거나, 괜한 싸움에 휘말릴 수 있다.
p106 전입자는 동네 주민들과 어울리거나 술잔을 기울일 일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정부가 개입해 지역 고유의 점유 신호를 완전히 없애야 한다. 도시가 성장할수록 지역의 관습은 존중받기 어려워진다.
p125 소유권은 사회공학적 선택으로, 우리가 도출해낸 결론이지 발견해낸 사실이 아니다.
p127 100년도 더 전에 누가 어떤 노동을 했을 때 그 보상책으로 토지, 광물, 물에 대한 소유권을 줄 것인지 국가가 내린 결정이 오늘날 미국 서부 지형에 고스란히 반영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p132 연방대법원을 이렇게 밝혔다. ‘저작권의 주요 목적은 저자의 노동을 보상하는 게 아니다. 저작권 보호의 기준은 이마에 흐르는 땀이 아니라 독창성이다’ 미국에서 창작자의 권리는 제한적이며, 진보에 기여한 경우에 한해 인정받는다.
p144 아이즈 제작자는 저작물 이용에 합의하려고 100만 달러의 기부금을 모으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끝에 2006년 영상을 재공개했다. 이제 온라인에서 누구나 아이즈를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p156 법조인과 비법조인 모두 법적 소유권이 중요하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근거 없는 믿음이다. 보통은 그렇지 않다. 창작자는 적어도 네 가지 전략을 마탕으로, 법적 보호 없어도 자기 노동으로 먹고 산다.
p158 선도자 이익, 망신 주기, 소셜 미디어, 파이 키우기 이렇게 네 가지 전략을 통해 소유권이 없는 세상에서도 업계는 전반적으로 번성하고 있다. 물론 완벽한 도구는 없다
p168 일부 주는 개인정보 보호를 점점 확대하는 반면 업계는 그렇지 않아도 얼마 안 되는 개인의 권리를 없애려고 압력을 행사한다. 미제 살인 사건을 해결하는 것부터 치약마케팅까지 개인정보의 활용도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기 때문이다.
p191 귀속 논리가 늘 부의 편중을 초래하는 것은 아니나 격차를 유도하는 것은 맞다. 새로운 자원을 기존 소유자에게 주면 “이미 재산이 상당한 사람이 계속해서 더 갖는” 승수 효과가 발생한다.
p196 판사들은 보통 아주 어리석은 원칙조차 손보기를 주저한다. 가끔은 그 책임을 의회에 떠넘기거나 그저 과거의 판결에 따를 뿐 앞장서서 원칙을 바꾸려 하지 않는다.
p208 이들은 그런 보조금을 관광산업이나 세금, 부동산 가격을 위한 것이라고 포장한다. 이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양빈 사업은 부자들이 이득을 보는 또다른 귀속 논리 사례라고 할 수 있다.
p241 히틀러가 1933년 독일에서 집권한 이후 나치는 유대인을 겨냥한 400개가 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그중 상당수는 소유권을 제한하는 것이었다.
p244 결혼하지 않은 여성이라고 딱히 사정이 나은 것도 아니다. 1974년 연방의회에서 신용기호균등법이 통과될 때까지 은행은 남성의 공동 서명이 없으면 여성에게 신용카드를 발급해주지 않았다.
p245 스미스의 회사에서 최상위 기증자는 난자를 제공하고 10만 달러를 받는다. 보통 파란 눈에 금발이고 늘씬한 아이비리그 대학생들이 이런 고액을 받는다.
p254 자유주의자들은 낙태 문제와 관련해서는 “내 몸은 내가 선택한다”는 구호를 외치면서도 정작 신장 매매 시장에 대해서는 주저하는 태도를 보인다. 마찬가지로 보수주의자들은 ‘계약의 자유’를 찬양하면서도 신체를 온전히 계약에 맡기는 것에 반대한다.
p300 한 상속 재산 연구자는 “미국에서 부의 불평등을 이해하고 싶다면 흑인의 토지 상실 과정을 이해하면 된다”라고 지적했다
p307 공동 소유 상태에서는 만장일치로 결정해야 하므로 공유자들 사이에 분쟁이 생기면 현실적 해결책은 거의 언제나 토지 분할과 배제로 귀결된다. 브라운 가족처럼 우호적인 공유자들도 대출을 받거나, 임대를 하거나, 수리비를 걷기가 힘들었다. 독일의 공동 소유법에 나오는 협조적인 자유주의적 공유와는 사뭇 다르다
p315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대헌장이 나오기 전인 1170년 잉글랜드에서 가장 유력했던 가문들 중 상당수가 놀랍게도 800년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높은 사회적 지위를 누리고 있었다. 이는 영국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오늘날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가장 부유한 가문들은 1427년에 가자 ㅇ부유했던 가문들과 상당수 일치한다.
p324 다 큰 성인이 평생 미성년자처럼 보호받고 빚도 안갚으면서 상속 재산으로 호화롭게 사는 모습은 아무리 생각해도 비민주적인 정책이다.
p326 헴슬리는 조세포탈죄로 수감되기 전, 사우스다코타주 신탁 위탁자들이 행동 강령으로 삼을 만한 유명한 말을 남겼다. “우리는 세금 안내. 없는 사람들이나 내지”
p346 우리는 앞에서 소유권을 얻으려고 경합하는 여섯 가지 논리를 알아보았다. 바로 선착순, 점유, 노동, 귀속, 자기 소유권, 상속이다. 여기에 몇 가지 설계 도구도 살펴보았다. 바로 사전적 관점과 사후적 관점, 명백한 기준과 표준적 잣대, 배제와 통제, 기본 원칙 설정, 자유주의적 공유다. 사소하든 거대하든 모든 사안은 이 동일한 도구 세트로 통제할 수 있다.
p352 중국은 노르웨이보다 훨씬 많은 액수를 투자하고 있다. 환경보상금은 중국 전역의 환경 보호 전략에서 핵심을 차지한다. 중국이 삼림 면적을 넓힌 농가와 주민에게 지급한 돈은 이미 500억 달러를 넘어섰다. 나무를 베지 않고 심은 결과, 중국은 홍수를 예방하고 야생 생물 서식지를 얻었으며 수질이 개선됐다. 이 모두가 나무에 투자해 얻은 공유물이다.
p365 어획량 할당제처럼 배출 상한 거래제도 인상적인 결과를 얻었다. 발전소들이 저공해 연료와 개선된 유해가스 처리 기술을 채택하는 등 배출권을 팔기 위해 경쟁하다 보니 이산화황 배출이 예상보다 훨씬 빨리 줄어들었다. 이제 미국 북동부 지역에서 산성비는 엣말이 됐다.
p368 교토의정서의 배출권 거래는 똑똑하기로 손꼽히는 경제학자들이 설계했다. 그 취지는 전 세계 온실가스 감축 정책에 박차를 가하고, 숲을 되살리자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한 줌밖에 안 되는 중국과 인도의 냉매 제조업체들은 이들보다 한 수 위였다. 소유권 제도, 그리고 이를 통해 얻는 수익은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이로든 사람들의 의지를 강력하게 모은다.
p376 온갖 난해한 법률 용어를 제거하고 보면 별 내용이 아니다. 아마존이 허락하지 않는 한 구매자는 ‘이전, 복제, 전시’할 권한이 없고, 어떤 식으로는 구매한 것을 ‘판매, 대여, 유통, 배포’할 권한도 없다는 뜻이다. 아마존은 대부분의 가지를 쥐고 있다. 바로 구매를 눌러도 우리에게 주어지는 건 나뭇가지 몇 개뿐이다.
p379 우선 우리는 내가 소유했다고 느끼는 것과 실제 소유한 것 사이의 간극이 점점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이는 우연한 현상이 아니다. 교묘한 디지털 소유권 때문에 생기는 일이다.
p386 소유권의 귀속성과 이중철조망이 미국 중부 대평원의 지형을 완전히 바꿨듯이, 마이크로 소유와 휴대폰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우리 삶은 송두리째 바뀔 것이다.
p387 유명 관광지의 경우, 실제로 동네가 해체되고 있다. 오로지 단기 숙소 임대를 목적으로 아파트를 구입하는 투자자들 때문에 오랫동안 살았던 주민들이 떠났기 때문이다.
p390 내 약혼반지와 기르던 개를 남에게 빌려주는 세상을 진정 바라는가? 무엇이든 잠깐 체험할 뿐,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는 사람에게 선물이란 것을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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