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릴 때 비가 오면 참 부러운 모습이 있었다.
예쁜 우비와 장화를 신고 우산을 쓰고 학교를 가는 아이들이다.
비가 오면 나는 예쁘지 않은 우산을 쓰고, 운동화를 신고 학교를 가서 신발이 다 젖는데, 그 아이들은 귀여운 캐릭터가 그려진 우비를 입고 장화를 신고와서 뽀송뽕한 양말로 실내화를 신었다.
우비를 사줄 돈이 없었는지 그런것에 대한 관심이 없었는지 우리 부모님은 한번도 우비를 사주겠다는 말을 하지 않았고, 나 역시 돈없는 집에서 태어났기에 우비를 사달라고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대나무살로 만든 비닐 우산을 쓰고 가지 않는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했을 때다...
나이가 들면서 내가 사고 싶은 것을 내가 살 수 있을만큼 돈도 벌게 되었는데도, 우비는 따로 사 본 적이 없다.
이제는 우비가 아니라 판초의를 입어야 하는 나이라고 생각했으니까...
몇 년전에 올랜도 디즈니랜드를 갔었다. 공항에 내릴때만 해도 안그랬는데 디즈니랜드 쇼핑몰에 갔을 때 엄청난 폭우가 쏟아졌다.
다음날 디즈니랜드에 가서 놀아야 하는데 전날 폭우가 쏟아지니 마음이 좀 심란했다.
그때 뭔가가 눈에 띄었다. 미키마우스가 그려진 우비였다.
우산을 살 수도 있었는데 굳이 그 우비를 샀다. 그리고 미키마우스가 그려진 우비를 입고 디즈니랜드 쇼핑몰 거리를 걸어다녔다.
그래.. 역시 어릴 때 부러웠고, 해보고 싶은건 해봐야해.. ^^
오늘 비가 내린다.. 집에 갈 때 미키마우스 우비를 입고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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