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세계문학 브런치
저자 : 정시몬
옮긴이 :
출판사 : 부키
읽은날 : 2017/07/02 - 2017/07/11
재미있게 읽었다.
저자의 글빨이 참 좋다.
인문학의 3개의 카테고리라고 할 수 있는 문사철. 저자는 3권의 비슷한 브런치 서적을 출판했다. 세계사, 세계철학 그리고 세계문학.
그중 가장 재미있게 읽었다. 문학책의 원전에서 나오는 힘도 있지만, 그런 책들일 이리저리 엮어서 저자의 생각과 버무린 그 솜씨가 참 대단하다.
세계문학이라고 하지만 한국을 비롯한 동양계 문학은 없다. 서문에서 이야기하듯이 책이 너무 두꺼워서 빼버렸댄다.
그래도 서양에서 너무 유명한 일리아드, 오디세이를 비롯하여 신곡, 파우스트 거기에다 세익스피어까지 두루 훑어 내려간다. 보통 이런 장르에 안들어오는 추리소설같은 킬링타임용 책들도 세계문학의 범주에서 다뤄주니 난 참 즐겁다.
문학을 싫어하는 나는 이 책에 소개된 책들중 읽어본 책이 거의 없다.
물론 제목은 다 들어봤다. 시험을 봐야 했으니까.
저자는 제목만 들어본 이 책을 읽어보고 싶게 한다. 사실 두께가 다들 만만치 않은 책들인데 막 읽고싶게 한다. 이런 마음 들었을 때 빨리 시작해야 할듯 하다
내 소원중 하나가 죽기전에 클래식이라고 불리우는 책들을 많이 읽어보는 것인데, 더이상 늦추면 안될듯 하다.
가능하면 이런 클래식은 다 사서 소장하려고 한다. 언제 또 읽을거냐는 잔소리는 듣겠지만 이런 책들을 읽으며 낙서하고, 색칠하고 내 느낌으로 책을 망가뜨려보고 싶다.
저자가 또 어떤 책을 낼지 궁금해진다.
p28 미녀의 얼굴을 묘사하면서 눈이 어떻고 코와 입은 또 어떻다고 시시콜콜 따지는 것보다 그 얼굴이 "천척의 배를 전쟁터로 보냈다"고 하는 한마디는 좌중을 한 방에 보내는 포스가 있다
p95 쇼펜하우어에 의하면 지옥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참담한 현실의 반영일 뿐이며, 단테의 지옥편의 묘사가 그토록 비틀린 리얼리티를 띠는 것 역시 그 때문이라는 것이다
p108 파우스트에 따르면 지상에서 벌어지는 어떤 순간이 너무 자극적이라 "조금 더 오래..."라는 집착이 일어날 때가 바로 악마의 의무가 소멸되는 시점이다
p110 "그럼 너는 누구냐?" "나는 항상 악을 탐하면서도 언제나 선을 행하는 힘의 일부입니다"
p147 아서 코난 도일 경의 셜록 홈즈가 짖지 않는 개의 소리를 들었던 것처럼 미처 말로 표현되지 않은 것이라도 읽어내야 한다
p232 줄리엣은 분명 사랑에 관해서는 이것저것 재지 않는 화끈하고 용감한 소녀다. 작품의 클라이막스에서 자신을 찌를 단검을 어루만지며 "오 행복한 단검이여"라고 외치는 줄리엣의 강단- 앞날이 구만리 같은 소녀는 그러나 사랑없이 사느니 차라리 죽음을 택하려 한다. 그 순수한 용기는 어떤 논리나 사색도 초월하는 것이다
p274 이토록 충격적인 외설 콘텐츠를 감상한 소감이 어떤가? 순전히 독자의 상상력에 디테일을 맡겨버린 이런 장면들이 외설로 찍혀 재판을 받을 정도였으니 요즘과는 격세지감 정도가 아니라 지구와 안드로메다 사이쯤 되는 거리감이 느껴지지만, 당대에는 그리 놀라울 것도 없는 일이었다
p345 이들과 비교할 때, 작품속에서 마지막까지 진실, 양심 그리고 염치를 잃지 않는 인물은 바로 우리의 화낭년 헤스더 프린뿐이다
p353 사실 고래가 먼저 싸움을 건 것도 아니고 가만히 바다에서 잘 노는 고래를 찾아 쓸데없이 평지풍파를 일으키는 건 에이헤브와 그 일당이 아니고 뭔가. 모비딕을 고래=대자연=우주 앞에서 겁도 없이 까불던 인간들이 소란의 대가를 치르는 인과응보의 이야기로 이해해도 무리는 없을듯하다
p378 산티아고의 외침을 통해 드러나듯 비참한 성공보다는 차라리 화려한 몰락이 낫다는 헤밍웨이식 세계관은 단편 킬리만자로의 눈의 도입부에서도 드러난다
p390 이들에게 돈키호테는 정신나간 노인네가 아니라 불가능한 일에 도전하는 이상주의자의 상징이다
p426 흡혈귀도 영어를 배우고 싶어한다는 것. 왜냐하면 트란실바니아의 산골을 벗어나 런던까지 주름잡는 '국제괴물'이 되려면 영어는 필수이기 때문이다.
P457 절망끝에 희망이 온다는 의미의 서양격언을 뒤튼 것으로 기약없는 포로생활의 고단함을 아예 '절망'끝에 진정한 '종말'이 온다는 식의 체념론으로 승화시킨 경우라고 할 수 있다
p463 단지 영시뿐 아니라 아느 나라, 어느 언어를 막론하고 고대부터 시작하여 근대까지도 각운을 맞추는 정형시는 시작에서 압도적인 다수였고, 시를 감상한다는 것은 바로 이 각운을 감상하는 것이 큰 부분을 차지했다
P533 나는 불쌍한 작은 개 / 하지만 오늘 밤은 / 어둠을 뚫고 떠들어 대는 / 큰 개에 뒤지지 않게 짖어보련다
p534 숲은 사랑스럽고 어둡고 길다 / 하지만 나는 지켜야 할 약속들이 / 그리고 잠들기 전 가야 할 몇 마일이 / 그리고 잠들기 전 가야할 몇 마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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