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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2017_독후감

[2017-066] 라틴어수업

by 반란을_꿈꾸며 2017. 8. 22.

제목 : 라틴어 수업

저자 : 한동일

옮긴이 : 

출판사 : 흐름출판

읽은날 : 2017/08/12 - 2017/08/20


제목만 봐서는 결코 베스트셀러가 될 것 같지 않은데 많은 사람이 읽고 있다고 해서 샀다.

내용이 참 담백하고 좋다.

서강대에서 교양과목으로 진행된 라틴어 수업이라는 과목의 내용을 중심으로 책은 전개된다.

주로 라틴어의 어휘나 문법을 통해 당시 로마 사람들의 생각과 철학을 설명하는 내용으로 씌여있다. 그러면서 유명한 라틴어 문구들이 매 장마다 소개된다. 너무나 유명한 카르페 디엠도 실려있다.

실제 라틴어를 발음해보면 뭔가 유식해 보이고 고상해 보인다. 외국인이 우리나라 고어를 하는 느낌이 이런 걸까 하는 생각도 든다.

훈민정음은 과학적으로 만들어진 언어니까 수학적으로 아름답다고 느껴지는데, 만들어진 언어도 아닌 라틴어가 이렇게 다양한 어미변화와 시제, 법을 가지고 있다는게 참 신기했다. 그리고 그 시제와 어미변화의 근저에는 상대방을 존중하는 문화가 깔려있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이 책을 읽는다고 라틴어를 잘 알게 되지는 못한다. 초반에 어미변화와 시제가 나오긴 하는데, 라틴어의 가르침의 용도라기 보다는 라틴어 포기의 용도로 쓰인다.

그러나, 고대 로마의 문화와 생각에 대해서는 많이 배우게 된다. 시오노 나나미처럼 제국주의적 시각이 아닌, 상대방을 고려하는 로마의 시각을 알게 된다.

여러번 읽고 옆에 두고 싶은 책이다. 이런 책을 읽으면 베스트셀러가 다 출판사의 농간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좋다..


p21 그렇다고 학생들이 무턱대고 명문대학에 진학하지는 않아요. 정확히 말하면 진학할 수가 없습니다. 졸업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p26 이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여러분의 그 마음이 그저 그런 유치함이 아니라, 위대한 유치함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p44 라틴어가 가지고 있는 특성중에는 상대를 존중하고 인정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우리가 종종 존댓말의 범주 안에서 사용하는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주의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말은 법률적 표현이고, 더 들어가보면 라틴어에서 나온 표현입니다. '하지마라' '주의해라'와 같은 명령형이 아니라 행동의 주체인 상대방을 존중하고 있죠 

p45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올바른 방법이 모든 표현의 기초가 되고, 그것이 참다운 지적체계를 형성한다"라고 말했습니다 

p50 중세의 스콜라 철학은 이견의 여지가 없는 명확한 진리로서의 철학이라는 의미였습니다. 마찬가지로 스콜라 라틴어도 그러한 의미로 이해한 것이고요 

p53 라틴어의 발음 하나에도 그 안에는 단순한 언어적 측면만이 아니라 각 국가가 역사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등 다양한 문제가 복합적으로 반영되어 있다는 의미입니다.  

P63 강을 건너고 나면 배는 강에 두고 가야 한다 

p71 이렇게 복잡하고 어려운 언어인 라틴어를 익히기 위해 기울였던 노력과 끈기라면 웬만한 공부들은 능히 해낼 수 있을테니까요 

p74 스스로의 발전에 의미를 부여하게 되고 남보다 잘하는 것이 아닌 전보다 잘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게 됩니다 

p82 회사는 그만두면 근속연수에 따라 퇴직금이라도 받을 수 있지만 공부는 중도에 그만두면 아무것도 아닌게 되기 때문이었습니다. 

p101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중세시대에는 하나의 교리와 신조만을 강요했다는 것인데, 사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p106 우리가 오늘날 헌법상 기본권이라고 향유하는 권리는 그 출발이 종교의 자유에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p109 예수도 제자들을 다 이해시키지는 못했던가 봅니다. 이 이야기는 가르치는 입장에 있는 저에게 위로가 됩니다 

p115 라틴어의 '도 우트 데스'는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정없이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는다는 개념이 아니라 역사적으로도 의미있는 '상호주의'라는 개념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P126 사전이라는 건 참 난감한 책입니다. 어떤 책보다도 전 분야를 망라하는 것이니까요 

p131 성격은 급한데 모든게 더디고 이해가 되지 않으니 스스로에게 화가 나고 상상력만 늘어가던 시절이었습니다 

p133 이 어려운 라틴어 수업을 듣고 있으니 스스로 대견하게 생각하고 자부심을 가지라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입니다 

p136 실제로 열정적으로 고대하던 순간이 격렬하게 지나가고 나면 인간은 허무함을 느낍니다. 

p161 시의 문맥상 '내일에 너무 큰 기대를 걸지말고, 오늘에 의미를 두고 살라'라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P175 기업은 어린 사람을 뽑아서 정년까지 길게 일을 줄 것도 아니면서 나이많은 사람(실제로 많지도 않지만)은 은근히 배제합니다 

p177 사실 우리의 아픔은 위로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사회 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한 문제입니다 

p202 믿거나 말거나지만 이탈리아 친구들에게 왜 옛날처럼 로마에 대중목욕탕이 없느냐고 묻자 "목욕탕때문에 망해서 더 이상 목욕탕을 만들지 않는다"라고 답하더군요 

p214 Tantum videmus quantum scimus. 우리가 아는만큼, 그만큼 본다 

p215 그런 모멘텀은 그냥 오지 않습니다. 아는만큼 보인다고 했습니다. 그것은 어쩌면 늘 깨어있어야 한다는 말과도 같을 겁니다 

p221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저는 욕망하지만 만족하고 싶습니다. 

p231 이탈리아인에게 축구는 그런 존재입니다. 아무리 양식있고 덕망높은 지식인도 한순간에 비상식적이고 비이성적인 사람으로 돌변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죠 

p240 라틴어느 문법적으로 치밀하고 완벽했던 게 오히려 더 이상 쓰지 않는 사어가 된 된 원인이었음을  수 있습니다 

p245 중세 사람들은 성경의 가치를 변함없이 인정하고 유념하면서도 세속의 학문과 연계해서 문제를 풀고자 했어요. 이것이 유럽에서 대학이 탄생하게된 배경입니다 

p250 라틴어가 능동명령을 사용하지 않고 수동명령을 사용하는 것은 진리는 진리 그 자체이기 때문에 고개를 숙이는 것이지, 외부의 힘에 의해 고개를 숙이는 것은 진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P250 저는 종교란 한 무리의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는 정원과 같다고 생각해요 

p262 사실 전부터 사막에 가보고 싶었습니다. 왜 신에 대한 믿음, 즉 신앙은 풍요로운 땅보다 사삭과 같이 거칠고 메마른 땅에 그렇게 쉽게 뿌리를 내리고, 또 뿌리를 내렸다 하면 그렇게도 깊이 뿌리박히는지 궁금했어요 

p266 저는 결국 제 인생은 한 번뿐이니까 제가 지금 하고 싶은 것을 못해서 나쁜 기억을 품고 가기보다, 차라리 그냥 하고 싶은 것을 충실히 하자고 생각했습니다. Diligo et fac quod vis. 사랑하라, 그리고 네가 하고 싶은 것을 하라 

p275 1241년 이규보가 동국이상국집에서 "부처님 말씀에 본래 얻고 잃은 것은 없고 잠시 머물뿐"이라 했습니다. 

P279 몇 백 년의 유구한 세월을 살아온 당신의 시간과 인간인 우리의 시간은 다르다고. 당신이 인간의 짧은 삶을 이해할 수 없듯이 우리 역시 드래곤의 무한한 시간을 헤아릴 수 없다고 말입니다. 

p280 희망, 참 아름답고도 허망한 단어입니다. 

p299 그런 저에게 교수님은 공부는 머리가 아니라 몸이 하는 것이고, 항상 같은 시간 같은 자리에서 공부하는 습관을 기르라고 조언해주셨습니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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