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아무튼 피아노
작가 : 김겨울
출판사 : 제철소
읽은날 : 2022/05/10 - 2022/05/12
요즘 종종 읽는 아무튼 시리즈의 책..
책도 얇고 내용도 가볍고 그렇지만 다양한 작가들의 시각과 생각을 볼 수 있어서 좋은 책이다.
이번에는 피아노다.
피아노를 전공하거나 오래쳤던 사람들은 이런걸 다 느끼나싶다.
건반을 누르는 힘에 따라 소리의 강약뿐만 아니라 떨림도 다르다고 한다.
나처럼 대충 막 배운 사람은 못느끼는 감정과 소리를 듣는다니 신기할 따름이다.
동일한 악보를 보고도 피아니스트들은 다르게 해석하고 다르게 연주한다고 한다.
그 미묘함을 느끼면서 연주를 보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부럽다..
p13 향유하는 사람보다 참여하는 사람이 그것을 더 사랑할 수 밖에 없다. 사랑하지 않고서는 온몸으로 참여할 수가 없다
p15 대충하자. 하지만 열심히 하자. 끝나고 머리 쥐어뜯으며 생각한다 괜찮아. 그래도 재밌었고 열심히 했어
p19 피아니스트는 소리를 부드럽게 낮추었다가 크게 울렸다가 하면서 주인공이 되는 악기를 감싸 안고, 소개하고, 던지고 다시 받아낸다.
p38 음을 안다는 건 좀 이상한 감각이다. 음이 말소리로 들린다. 정확히는 다장조를 기준으로 했을 때의 계이름이 들린다
p43 뮤지코필리아에 따르면 음과 색을 연결시키는 것은 절대음감을 가진 사람들에게 종종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한다.
p50 음높이를 맞추는 조율, 해머의 밸런스를 맞추는 조정, 음색을 만드는 정음으로 이루어져 있다. 조율은 건반에 연결된 현을 감고 풀면서 하고, 조정은 해머의 위치를 확인하며 정렬하는 과정이고, 정음은 현을 때리는 해머 부분에 경화액을 더하거나 니들링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이 세 가지 과정을 거치고 나면 피아노는 그전과는 조금 다른 개체가 된다
p60 극적인 기분에 빠지고 싶을 때는 슈베르트의 네 손을 위한 피아노 환상곡이 제격이다. 드라마를 통해 유명해진 이 곡은 특유의 비극적인 정조와 귀를 잡아끄는 멜로디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p91 나는 나에게 많은 시간이 남아 있음을 모르고 초조해했다. 모두가 나에게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엄마는 당장 완벽한 성적을 받지 못하면 세상이 무너질 것처럼 굴었다.
p111 클래식 피아노 연주는 악보와 해석 사이의 싸움, 관습과 파격 사이의 싸움, 원상과 상 사이의 싸움이다.
p114 두 손으로 연주하는 3성부, 4성부의 아름다움은 한꺼번에 여러 멜로디를 연주할 수 있는 건반악기에만 허락된 복잡하고 화려한 아름다움이다.
p149 각 음의 진동수가 규칙적이고 수학적인 체계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음악과 수학의 연관성을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사실 음악으로 말하고 음악을 읽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수학적 계산이 아니라 시간의 흐름에 올라타는 것이다. 우리가 말을 하고 글을 읽을 때처럼
p154 연주자는 쉼표에서 멈추는 게 아니라 쉼표를 연주한다.
p160 자신은 A를 쳤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A를 표현하려다가 쓸데없는 곳에 힘이 들어가 전혀 A를 표현하지 못하고 있는데도 자신의 머릿속에서는 그렇게 전달되리라고 믿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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