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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2022_독후감

[2022-78] 신 없는 세계에서 목적찾기

by 반란을_꿈꾸며 2022. 9. 14.

 : 신없는 세계에서 목적찾기

 : 랠프 루이스

 : 바다출판사

 : 2022/09/03 - 2022/09/10

 

나 같은 유신론자는 이런 책을 읽을 때 아무리 객관적이고 중립적으로 읽으려고 해도 그게 잘 되지 않는다. 기본 전제가 다르다 보니 편견을 가지고 읽을 수 밖에 없다.

항상 궁금했던 질문이었다. 이와 관련된 질문을 했을 때 한 번도 대답을 들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부분에 대해서 답변하겠다고 처음부터 이야기해서 차근차근 책을 읽었다.

정신과 의사인 저자는 유신론 환자들이 신의 뜻이나 목적을 생각하며 치료시기를 놓치고 좌절하는 수많은 사례를 제시하며 유신론의 문제점을 이야기한다. 나도 충분히 공감이 된다.

이후 신이 없어도 세상이 복잡하고 다양하게 진화할 수 있다는 사례를 제시한다. 다중우주론 등 최근의 과학이론을 이용하여 무신론으로 우주를 설명할 수 있다라고 주장한다. 다중우주론은 쉬운 책이나 아티클을 통해 읽어보았지만 잘 이해는 되지 않는 내용이다. 무신론자들이 항상 이야기하는 부분이라 '무신론자들의 해석은 이렇구나'하며 읽을 수 있었다.

이후 내가 가장 궁금하던 질문에 대해 답을 했다. 내가 책을 제대로 이해한 것이라면 우주는 목적이 없지만 우리는 도덕이나 의미를 찾도록 진화되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목적이 없는 세상에서도 의미를 찾자라는 것이다. 

이게 무신론자들이 생각하는 삶의 목적에 대한 대답인가? 좀 어이가 없었다. 그러면 히틀러가 아리안족의 위대함을 세상에 널리 알리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그외의 인종을 배제하는 것도 문제없겠네.. 그 민족에게는 그게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 되니...

책에서도 인종차별과 배척이 인간의 진화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라고 이야기하니까 말이다. 

이런 대답은 강자가 되어 모두에게 내 사상을 강요하겠다는 독재자나 사이코패스가 잘못됐다고 말하기가 어렵지 않나? 

하긴... 목적이 없이 랜덤하게 이루어진 세계를 가정하면 답은 이렇게 나올 수 밖에 없을 것같다.

좀더 멋진 답을 기대했는데... 역시 무신론의 세계의 답은 잔인하다.

잔인하더라도 그게 사실이라고 말하겠지? 

별점은 답이 내맘에 들지 않아서 주는 완전히 주관적인 점수다.. 책의 전개는 나쁘지 않았다. 

 

 

p15 루이스는 인간이 가진 인지력의 버그(또는 특징이라고 할까?), 곧 의미 없는 잡음에서 의미로운 패턴을 찾아내게끔 하는(이것을 나는 패턴 보기라고 부른다) 버그가 있음을 보여 주는데, 신이라든가 신이 부여하는 목적 같은 것도 이런 패턴에 해당하며, 이 모두는 오로지 우리 마음속에만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p32 이 책에서 내가 염두에 두는 목표는 엘리너 포터의 소설 속 주인공인 폴리아나처럼 무조건 낙관만 하는 세계관이 아닌, 동기를 부여하면서도 신중한 낙관론이 담긴 세계관을 제시하는 것이다.

p41 믿음은 동기를 부여하고 합목적적인 행동을 하게 만드는 강력한 조절 장치이다. 내용과 맥락에 따라 믿음은 용기를 주기도 하고 사기를 꺾기도 한다.

p61 패스트푸드는 진화에 의해 우리가 가지게 된 지방과 당에 대한 갈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문화적으로 만들어 낸 것이다.

p62 목적론적으로 추리하는 직관으로부터 우리는 결코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 이런 식의 직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대학 학부교육이 제공하는 것보다도 더 엄격하게 비판적 사고와 과학적 추리를 연습해야 하는 것으로 보인다.

p68 이 책에서 우리는 본래 목적, 도덕, 의미가 없었던 우주에서 어떻게 목적, 도덕, 의미가 떠올라 상당히 일관된 흐름으로 진화할 수 있었는지 살펴볼 것이다.

p85 사람들은 자신의 신체적 감각을 신뢰하고, 아무리 괴상해도 자기 뇌가 그렇다고 말해 주면 그대로 믿는 경향이 있다.

p105 신앙은 증거 없이 믿음에 기초하는 반면, 과학은 믿음 없이 증거에 기초한다

p139 항우울제를 써도 성공을 보장할 수는 없지만, 정말로 항우울제로 효과를 본 경우가 많았고, 환자 개인의 철학적 관심사는 희망도 없고 의미도 없다는 느낌에서 벗어나 단순한 지적 사색으로 바뀌었다

p144 우리도 목적에 이끌리도록 진화해 왔으며, 우주에 목적이 있든 없든 우리에게 내재하는 동기 부여는 궁극적으로 별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p159 다윈의 시대 이후로 과학은 이 광막하고 경이로운 우주가 눈먼 우연의 결과라고 이해하는 일에 실로 매우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p186 만일 우주의 수가 대단히 많다면-심지어 무한히 많을 수도 있다면- 우주 하나하나는 저마다 무작위적으로 물리 법칙들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생명은 커녕 복잡한 물질은 하나도 만들어 내지 못할 법칙들을 가진 우주가 대부분이겠으나, 우주의 수가 무한한 만큼, 법칙들이 얼마나 말도 안 되게 미세 조정되어 있느냐와는 상관없이, 어떤 유형이든 가능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필히 존재할 수밖에 없는 우주가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p201 설사 가능성이 낮은 사건이라고 해도, 우리 우주가 아득히 넓다는 것을 감안하면, 지구와 비슷하게 생명의 형성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행성(또는 경우에 따라 행성의 위성)의 수 또한 지극히 많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p208 스티븐 호킹과 레너드 믈로디노프는 큰 물음들에 대한 학계의 접근법에 대해 다음과 같은 도발적인 진술을 시원하게 내질렀다. “전통적으로 이 큰 물음들은 철학의 물음들이었지만, 철학은 이제 죽었다. 철학은 과학, 특히 물리학에서 현대에 이루어진 발전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앎을 찾아나서는 여정에서 이제 과학자들이 발견의 횃불을 든 자가 되었다”

p218 과학적 환원주의와는 대조되게, 복잡성 이론은 복잡계에서 전체는 부분의 합보다 크다고 가정한다. 곧, “많아지면 달라진다"는 말이다

p236 현대 신경과학에서 우세한 시각은 이원론이 아니라 일원론이다. 곧, 마음이란 다름 아닌 뇌에서 떠오른 산물이라는 것이다

p247 빈틈이 있으면 메우려 들기 때문에 오류를 저지르기 쉬워서, 패턴이 없는 곳에서도 패턴을 보는 것이다. 이 오류는 오류감지 메커니즘들이 식별해서 바로잡을 수도 있고 그러지 못할 수도 있다

p271 많은 마약들이 직접적으로나 간접적으로 도파민을 자극하고, 종종 극적인 수준으로 도파민이 쇄도하게 만든다. 그 결과 뇌의 동기 부여 회로를 탈취해서 사람의 행동을 장악해 버린다.

p287 시간이 지나면서 해럴드는 이마엽 퇴행의 전형적인 특징들을 모두 보였다. 초기에는 집중력, 동기 부여, 결정력이 저하되고, 시간이 흐를수록 계획, 조직, 문제 해결, 의사결정, 억제적인 자제력 및 충동제어, 자기 인식, 통찰, 판단, 추상적 사고를 비롯해 집행부 기능의 다른 측면들까지 모두 쇠퇴한 것이다

p292 실천의 관점에서 정의하면, 가치란 여느 행위가 개별 생물의 생존 또는 종 전체에 대해 상대적으로 가지는 이로움이다

p309 인종을 차별하고 국수주의적인 정권들은 이방인 혐오적 선전 활동과 세뇌를 통해 다른 인종집단과의 일체감을 못 느끼게 해서 그 집단을 사람으로 보지 않도록 만드는 전략을 이용해먹는다. 그 극단적인 한 예가 바로 나치 정권이 유대인을 인간 이하의 해충, 오염, 병균, 또는 악성 존재라고 딱지를 붙여 유대인을 사람으로 보지 않게 만들었던 선전 활동이다.

p313 자제력은 집중력 및 동기 부여와 밀접하게 연결된 집행부 기능으로서, 성격을 구성하는 5대 기본 요소의 하나로 생각하는 성실성 가까이에 자리한다(다른 네 요소는 경험에 대한 개방성, 의향성, 우호성, 신경성이다)

p330 핑커는 역사를 긴 안목에서 보면 전반적으로 긍정적으로 흘러가는 강력한 경향이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를 제시했다. 예를 들어, 그는 믿음 체계들로부터 미신과 비일관성을 이성이 차근차근 숙청해 왔으며, 비판적 사고에 기초한 더욱 세련된 형탱의 현대적 교육에 의해 이성이 향상되면 특히 그렇게 된다고 논한다

p345 그들은 이 고대 경전들이 궁극의 권위를 가지며 궁극의 지혜와 진리를 담고 있다고 가정한다. 그런 모습은 과학적 방법과 선명하게 대비된다. 과학적 방법은 과거의 모든 가정과 학설을 의심을 품고 다루기 때문이다. 종교에 따르면, 최선의 생각은 과거에 이미 계시되었다. 그러나 과학에 따르면, 최선의 생각은 미래에 발견될 것이다

p356 나 자신이 내린 결론은 이렇다. 곧, 의식을 가지고 있고 지능이 있고 자기를 인식하고 의도를 가진 어떤 높은 자연의 힘이 존재한다는 생각은 우리가 우주에 대해서 현재 알고 있고 지구상 생명의 진화에 대해서 알고 있는 모든 것과 조금도 양립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p364 진보적 종교들은 이 자연의 규칙을 저마다의 도덕률에 합쳐 넣었으며, 따라서 그 규칙을 강화하는 구실을 그 종교들이 할 수 있고 실제로도 그렇게 하고 있다. 그래서 진보적 종교들의 윤리, 단체, 신자들은 휴머니즘적 대의에 힘을 쏟는 수준이 높으며, 바로 이런 점에서 사회에 가치 있는 이바지를 하고 있다

p373 의미는 목적 감각과 살짝 다른다. 목적 감각은 동기를 가진 목표 지향성 또는 우리 인생에 어떤 의도된 목표가 있다는 감각을 말하지만, 의미는 인생에 담겨 있다고 우리가 해석하는 가치 또는 의의를 말한다

p379 비록 우주는 보살피지 않는다 할지라도, 우리는 우리 자신의 삶뿐만 아니라 동료 인간들의 삶도 보살필 수 있으며 실제로도 보살핀다는 것이다

p409 서로서로를 살펴주고, 서로 곤경에 처할 때마다 연민을 갖고 보살피자. 우리가 가진 통제력은 생각보다 훨씬 약하고, 우리가 가진 탄력성의 크고 작음은 순수한 선택이나 태도의 문제라고만 할 수는 없다. 더 나아지도록 우리 자신을 밀어붙이는 것과 실패했을 때 우리 자신을 용서하는 것 사이에서 우리는 쉬지 않고 균형을 잡아 나가야 한다.

p421 로마의 에피쿠로스학파 철학자인 루크레티우스가 서사시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에서 우리에게 상기시켜 주었다시피, 우리는 우리가 태어나기 전에 우주가 존재했던 그 모든 시간 동안 우리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슬퍼하지 않는다. 우리가 죽고 난 뒤에 우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도 이와 똑같이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