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 대학에 들어가서 사용했던 워드프로세서는 보석글과 워드스타였다.
워드스타는 영어만 가능했는데 프로그램이 단순하고 사용법도 간단해서 메모하듯이 사용하기에 좋았다.
반면 한글이 되지 않아 한계가 많았다.
그에 비해 보석글은 속도가 느리기는 했지만 한글이 되기 때문에 많이 사용했었다.
보석글의 최대 단점은 편집된 내용을 찍어보지 않고서는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볼드체나 크게 키운 부분을 확인하려면 상상력(?)이 필요했다.
아래아 한글은 이런 환경에서 정말 천국같았다. 지금은 너무나 당연한 wysiwyg(what you see is what you get)이 된다는 것만으로도 아래아 한글을 써야할 이유는 충분했다.
논문 작성을 위해 만들었다는 말처럼 각주, 수식, 한자등이 모두 지원되는 최고의 프로그램이었다.
한자변환을 위해 변환키를 누르면 '3번 디스켓을 넣으시오'라는 팝업이 뜨고, 3번 디스켓에서 한자를 읽어 변환하는 모습은 혁명적인 모습이었다.
내가 처음 사용한 한글은 1.1버전이었는데 당시에는 플로피 디스켓에 불법복사된 버전이었다.
버전이 올라가면서부터는 크기가 커져서 20메가 하드디스크에 깔아서 사용을 했다. (20기가 아니고 20메가다)
도스환경에서 윈도우 환경으로 바뀌고 나서도 아래아 한글을 사용하기는 했지만 의외로 불편했다.
윈도우 환경에 잘 맞는 워드프로세서를 몇 개 사용해 봤는데 나에겐 파피루스가 가장 잘맞았다.
그런데 회사에 들어갔더니 회사에서는 훈민정음이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 뿐만이 아니라 MS워드도 쓰고 아래아 한글도 쓰고 있었다.
결국 내가 가지고 있던 컴퓨터의 1기가 하드에는 ms 오피스, 아래아 한글, 훈민정음, 파피루스등 4개의 프로그램이 깔려 있었다.
가끔 과거 폴더를 뒤지다 보면 훈민정음으로 만든 파일들이 있는데 옛날 워드프로세서 춘추전국시대 시절이 생각이 난다.
그런데 저 파일안에는 뭐가 들어있지?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술과 친해지기 (0) | 2023.03.08 |
---|---|
선릉역 한바퀴 돌기 (2) | 2023.03.02 |
타자배우기 (0) | 2023.02.14 |
중학교 2회 졸업생.. (0) | 2023.02.09 |
어젯밤 꿈 (0) | 2023.0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