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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타자배우기

by 반란을_꿈꾸며 2023. 2. 14.

나는 어려서부터 글씨를 못썼다.

정확하게는 처음 글을 배울때는 글씨를 예쁘게 썼는데 부모님과 떨어져 사는 동안 글씨가 엉망이 됐다.

엄마가 글씨를 고쳐보려고 때리기도 하고 연습도 시키고 무던히 노력하셨지만 결국 실패했다.

악필로 학교생활을 보냈다.

나중에 보고서를 어떻게 쓸것이냐는 엄마의 구박때문에 중학교때부터 타자를 배웠다.

타자를 독학으로 배우겠다고 했더니 아빠가 구닥다리 타자기를 구해다 주셨다. 

타자기 자판을 외우고 종이를 끼우고 몇번 연습을 했더니 웬만큼 칠 수 있게 됐다.

오타가 나면 지울수가 없고, 기계식 타자기다 보니 세게 치지 않으면 글씨가 제대로 찍히지 않는 단점이 있지만 나중에 보고서 쓸때 손으로 쓴 거 보다는 훨씬 낫겠다 생각이 들었다. 

물론 중고등학교때는 타자로 숙제를 낼 일이 없었다. 손으로 써서 숙제를 내다보니 선생님들에게 글씨 못쓴다고 많이 혼났다. 

그나마 공부를 못하는 편이 아니라 선생님들이 좀 봐주신것 같다. 공부까지 못했으면 더 심하게 혼났을 것 같다.

고등학교때 교회에 실업계 다니는 예배만 드리고 빨리 가야한다고 했다.

어디를 가냐고 했더니 타자학원이랜다. 타자 급수를 따야 해서 연습해야 한다고 했다.

나도 타자를 칠 줄 안다고 했더니 신기해했다. 하긴 당시에 인문계 학생들 가운데 타자를 치는 애들은 거의 없었으니까... 

그런데 보여준 타자기가 좀 이상했다. 내가 치던 타자기와 달랐다. 

그때 알았다. 내가 친 타자기는 4벌식 타자기였고 애들이 보여준 타자기는 2벌식이라는 걸...

그 이후로 2벌식 타자를 다시 배웠다.

정보없이 열심히 하는 독학은 손과 발을 고생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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