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사랑한다면 이탈리아
작가 : 최미선
출판사 : 북로그컴퍼티
읽은기간 : 2023/04/11 -2023/04/14
여행기는 재미있다. 그곳이 가본곳이든 안가본 곳이든..
가본 곳은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안가본 곳은 가고싶게 만든다.
이탈리아는 참 오래전에 여행을 했던 곳인데 책을 읽으니 다시 가고 싶어진다.
이 책은 영화와 도시를 엮었다. 베로나는 레터스투 줄리엣, 베네치아는 투어리스트 등 가는 도시마다 영화이야기로 도시를 아름답게 묘사한다.
이런 주제 참 좋다. 음악과 도시, 미술과 도시, 영화와 도시...
나도 이런 식으로 책을 좀 써봐야겠다.
재미있다.
p27 너무 늦게 왔어요. 무슨소리 사랑을 얘기할 때 늦었다는 말은 없소
p57 레스토랑과 기념품점이 즐비한 광장에는 괴테, 토마스 만, 바이런, 루소, 나폴레옹 등이 즐겨 찾았다는 그 유명한 카페 플로리안도 자리하고 있다. 1720년에 문을 연 뒤 지금껏 같은 자리에서 손님을 맞고 있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p59 당신들이 나를 가둘 때 나의 동의를 구하지 않았듯이 나도 당신들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자유를 찾아 떠나겠소
p63 도서관 사서로 지내던 카사노바는 73세의 나이로 쓸쓸하게 생을 마감했다. 뭇 여성들의 마음을 뒤흔들던 걸출한 바람둥이는 전설 속에 사라졌지만 그의 자서전 <내 인생의 이야기?는 18세기 유럽의 사회풍습과 생활상이 생생하게 묘사된 소중한 기록물로 남아 있다. 물론 그 안엔 무려 122명의 여성과 사랑을 나눈 흥미진진한 연애담도 조목조목 담겨 있다.
p85 조반니는 그 은혜를 잊지 않고 요한네스 23세가 갚을 능력이 없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돈을 대주었을 뿐 아니라 생활비까지 지원해 줌으로써 의리를 지켰다. 그것에 감동해 유럽 명문 귀족들이 앞다퉈 돈을 맡겼고 교황 마르티누스 5세도 메디치은행을 교황청의 주거래은행으로 지정해 메디치 가문은 승승장구하게 된다.
p95 당첨된 기베르티는 이 문 한 짝을 완성하는 데 장장 28년을 쏟아 부었다. 그의 혼이 깃든 이 황금문이 천국의 문이라 불리게 된 건 미켈란젤로가 감탄하며 천국의 문이라 칭송한 후부터다
p97 훈훈하 외모로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다빈치에 비해 미켈란젤로는 볼품없는 외모에 키도 작은 데다 외골수적인 성격으로 여복이 없었다. 반면 미켈란젤로는 작품을 원하는 사람들이 끊이질 않아 돈은 웬만큼 벌었지만 다빈치는 돈복이 따르지 않았다.
p99 이탈리아의 한 복원 전문가에 의하면, 원작의 20%만 살아남았고 나머지는 원작을 보지 못한 이들에 의해 덧칠된 것일 뿐이라고 한다. 대세를 거스르고 새로운 시도를 감행한 다빈치의 실험적 태도는 좋았지만, 그로 인해 자신의 작품이 이렇게 덕지덕지 화장하고 뜯어고친 성형미인 신세가 될 줄은 이 천재도 몰랐던 것이다.
p108 아리따운 여인에서 흉측한 괴물이 되어 처참하게 죽어야 했던 메두사의 모습은 시뇨리아 광장에 있는 페르세우스상에서 엿볼 수 있다. 또한 그녀의 운명을 그렇게 만든 장본인 포세이돈 또한 넵투누스의 분수라는 이름표를 달고 서 있다. 무심하게 서 있는 그 모습을 보니 신들의 어긋난 사랑의 희생양이 된 메두사가 더 가엽게 느껴졌다
p122 단테는 신곡을 통해 인간을 구원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인간의 사랑뿐임을 시사한다. 이는 사랑을 신의 전유물로 치던 중세시대 정신을 봉합하고 인간 중심의 르네상스 시대를 여는 물꼬가 된다. 단테의 신곡에 중세를 떠나보내는 장송곡이란 별칭이 붙은 건 이런 이유 때문이다.
p127 베키오 다리 건너 우뚝 솟은 두오모는 꽃술이 되었고 미켈란젤로가 잠들어 있는 산타크로체 성당, 메디치 가족이 영면하고 있는 산 로렌초 성당을 비롯한 모든 것들이 한장 한 장의 꽃잎이 되어 다가왔다.
p137 이곳엔 또 다른 귀도가 있었다.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계이름 ‘도, 레, 미, 파, 솔, 라…’를 만든 아레초 출신의 수도사 귀도를 기려 만든 동상이다.
p184 전쟁에 지친 병사들과 로마 시민을 위로하기 위해 만든 호화로운 목욕탕은 300년간 지속되었으나 이민족의 침입으로 물을 대던 수도교가 파괴되면서 제구실을 못 했다. 그렇게 천년 동안 방치되던 목욕탕은 16세기 즈음 귀족 가문들이 저택을 짓기 위해 대리석을 빼가는 바람에 너덜너덜한 폐허가 되어버렸다.
p190 만월의 달빛 아래 로마를 거닐어보는 즐거움은 실제로 해본 사람이 아니면 상상도 못 할 것이다. 이런 말을 남긴 걸 보니 내가 좋아했던 로마의 밤거리를 괴테도 무척이나 사랑했던 모양이다.
p208 그녀의 춤이 무르익어갈 즈음 한쪽에서 젊은 커플이 착착 호흡을 맞춰 왈츠룰 추었고 다른 한쪽에선 노부부가 서로를 감싸 안고 블루스를 추기 시작했다.
p227 소렌토-포지타노-아말피-살레르노를 잇는 50km 가량의 아말피 해안에서 가장 유명해진 포지타노는 20세기 초반만 해도 그저 가난한 어촌에 불과했다.
p248 매혹적인 노래로 뱃사람들을 홀려 바다에 빠져 죽게 했다는 그리스신화 속 인어 아가씨 세이렌의 유혹도 바로 소렌토 앞바다에서 있었다.
p268 교황청 영토를 수십 개의 조각으로 그린 지도의 방은 바티칸 박물관에서 가장 길고 화려한 곳으로 그 옛날 교황의 권력을 짐작케 했다.
p275 인피가 벗겨지는 순교를 당한 성 바르톨로메오가 들고 있는 축 늘어진 살가죽에 속죄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얼굴을 그려 넣었다
p290 해동 없는 말은 공허하다. 대개 그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하는 사람도 많지만 교황은 로마에 도착하자마자 약속대로 테르미니 역 인근에 있는 산타 마리아 마조레 성당에 가서 소녀의 꽃을 바치고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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