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작가 : 유현준
번역 :
출판사 : 을유문화사
읽은날 : 2020/04/16 - 2020/04/27
분류 : 일반
내가 산 책은 아니지만 재미있게 읽었다.
이과쪽 분들이 이렇게 글을 잘 쓰시면 문과출신들은 뭐해먹고 살아야 하나.. ^.^
여행을 가게 되면 꼭 가게 되는 곳이 박물과과 건축물이다.
사람의 지혜와 에너지, 자본이 모두 모여 최선을 다한 것이 건축물이 아닐까 싶다.
그 건축물이 새로운 이념을 보이기도 하고, 방향을 제시하기도 하는데, 저자는 특히 그 공간과 건축물의 조화를 매우 중요시하는 것 같다.
심지어 어느 한 곳에는 어울리지만 다른 곳에 가져다놓으면 어울리지 않는 건축물이 제대로 된 건축물이라는 말까지 한다.
같은 의미로 아파트와 빌딩으로 전세계의 건축물들이 동일화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도 중간중간 나온다.
내가 살고 있는 시대에서 후대에게 보여줄만한 건축물은 무엇이 있을까?
100여년전에 지어진 강화도 성공회 성당같은 소박하면서도 조선과 서양을 조화시킨 건물이었으면 좋겠다.
제2롯데월드로 기억되는 시대이긴 싫다..
P23 걷는다는 행위는 평균 시속 4킬로미터로 이루어지는 경험이다. 이 보행 속도는 시속 60킬로미터로 달리는 자동차를 타고 지나가면서 느끼는 경험과는 사뭇 다른 체험이다
P31 도시를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서는 대형 콤플렉스 건물을 만들더라도 거리와 접한 면에는 작은 소규모 가게들이 많이 배치되도록 디자인해야 하는 것이다
P43주변에 바라볼 것이 없으니 가운데를 보게 되고, 남들에게 노출되고 싶은 사람들이 그 공간을 점유하는 것이다. 그런 구성이기 때문에 시민에게 개방하기 위해 광화문 광장을 만들었지만 항상 정치적 시위 공간이 되는 것이다
P57 결국 도시를 훌륭하게 완성하는 것은 그 안에서 사는 사람들의 삶이다. 다양하고 다채로운 삶을 담아낼 수 있어야 성공적인 도시가 될 수 있다
P75 권력자들은 시민들이 봉기하면 언제든지 자신의 권력이 전복될 수 있다는 걱정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후 19세기에 파리를 재개발할 때에 시민을 통제하기 쉬운 공간 구조로 재구성하게 된다
P80 우리가 유명 클럽에 들어가는 이유들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공간에 들어갔을 때 통과한 사람은 자신이 차별화된 권력을 가졌다는 것을 확인받는 것이다. 클럽 주인은 그런 달콤한 경험을 파는 것이다
P99 오스카 와일드가 말했듯이 '은행가 사람이 모이면 예술 이야기를 하고, 예술가들이 모이면 돈 이야기를 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P108 현재의 북촌은 일제강점기 시절의 집 장사가 지은 주택 단지인 것이다
P11 때로는 제도를 바꾸고, 때로는 발상의 전환을 가져오고, 할렘을 변화시킬 때처럼 때로는 자본주의의 법칙을 치사하게 이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유연한 대처가 가능한 것은 건축이나 도시를 단순히 유산으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삶과 함께 살아 숨 쉬는 일종의 파트너로 생각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P116 남대문은 재료가 오래된 나무이기 때문에 문화재가 아니라 그 건축물을 만든 생각이 문화재인 것이고, 그 생각으 ㄹ기념하기 위해서 결과물인 남대문을 문화재로 지정한 것이다
P125 생명의 그물의 저자 프리초프 카프라박사에 의하면, 어떠한 시스템이 살아 있는 유기체냐 죽어있는 무기체냐를 결정하는 요소는 그 조직체의 패턴이 스스로 만들어지는 네트워크냐 아니면 외부에 의해서 수동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냐에 달려 있다고 한다
P163 우리나라 전통 건축은 대부분 단층으로 되어 있고, 지붕이 중시되는 건축적 특징이 있다
P164 이러한 공간 구조가 생긴 배경은 예배당을 지을 때 돌을 쪼아야 하는 작업 공간이 필요한 데 광장이 그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P171 웬만하면 돌로 만들어진 건축물은 시간이 지나도 남아있게 마련인데 솔로몬 성전이 이렇게 된 이유는 당시 제사 집기들이 모두 금으로 되어 있었는데, 로마가 침공했을 때 성전에 불이 나서 집기가 다 녹아서 돌 사이로 들어갔다고 한다. 그래서 그 금을 빼내기 위해 돌을 다 들어냈고, 그 과정에서 건축물이 모두 파괴었다는 것이다
P173 공간의 구성으로 보면 교회의 원형은 대형 집회를 할 수 있는 바실리카의 평면에 로마 시대 대 모든 신을 섬기는 공간으로 디자인된 판테온의 돔이 합쳐져서 나온 건축 공간이다
P193 자동차는 우리로 하여금 멀리 있는 공간에는 갈 수 있게 해 주었지만, 가까이 있던 마당과 거실 같던 골목길을 빼앗아 갔다
P219 만약에 형광등이 없었더라면 우리는 아직도 천장 높은 사무실 또는 어느 자리에서나 정원을 바라볼 수 있는 사무실에서 일했을 것이다. 이런 면에서 형광등은 인간과 자연을 분리시킨 공공의 적인 것이다
P222 요즘 젊은이들은 집보다도 자동차를 먼저 산다. 자동차는 이 사회에서 프라이빗한 공간을 완벽히 소유할 수 있는 가장 작은 단위이자, 이동하면서 공간의 성격도 바꿔 줄 수가 있어서 가격 대비 성능이 가장 좋은 공간이기 때문이다
P235 우리가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사고 매월 대출금을 갚는 것은 옛 선조가 자신의 식량을 아껴서 돼지를 키우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P280 정치가의 눈이 아니라 건축 구조를 바라보는 눈으로 보면, 광화문 광장이 시위의 장소가 되는 데는 광화문 광장에서 마땅히 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P287 사실 중요한 축이 있다면 그 축을 따라서 비어 있는 거리를 만들어야 한다. 그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이다
P290 니슈케에 의하면 미국처럼 공간이 넓은 곳에서는 시간거리를 줄이는 쪽으로 건축이 발달하고, 일본같이 공간이 협소한 곳에서는 시간을 지연시켜서 공간을 심리적으로 커 보이게 한다고 한다
P298 기본적으로 건축은 밖에서만 바라보는 조각품과는 다르다. 건축은 밖에서 바라보는 시선도 있지만 안으로 들어가서 안에서 밖을 바라보는 환경을 디자인하는 것도 중요한 요소이다
P303 건축은 이러한 다른 조건에 맞추어서 맞춤형으로 디자인 해결책이 나와야 한다
P312 진정 훌륭한 건축 디자인은 어느 한 땅에서는 훌륭하게 작동을 하다가 다른 곳으로 옮겨졌을 때 이상하게 어울리지 않는 디자인이다
P317 어느 문화평론가는 어른과 어린이의 차이점을 가까운 거리를 갈 때에 뛰면 어린이, 걸으면 어른이라고 말했다. 완전 공감된다
P325 이 정원에는 나무가 없고 직사각형의 마당에 파도를 상징하는 줄무늬가 긁혀져 있는 모래사장 위에 열다섯 개의 돌이 놓여있다. 재미난 것은 이 정원을 디자인한 사람이 정원을 바라보는 사람이 어느 각도에서 보든지 열네 개의 돌만 보이고 나머지 한 개는 숨겨지게 돌을 배치했다고 한다
P337 냄새를 얼마만큼 허락하느냐는 그 사람과의 친밀도를 측정할 수 있는 기준이 된다
P340 결국에는 기후 외에는 모든 것이 비슷한 상황이 되어 가는 것이다. 자연 속에서 생물의 다양성이 사라지는 것은 궁극적으로 건강한 생태계의 붕괴를 초래하게 된다
P359 앞서 생성된 달동네는 비록 상하수도, 전기 설비는 제대로 들어가 있지 않았지만 공간 구조는 사람 위주로 되어 있었다. 집의 크기가 작고 심지어는 방 하나의 규모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휴먼 스케일이었다
P364 계층 간의 이동을 막는 벽이 없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이다. 그런 사회에는 혁명이 있을 수 없다. 문제가 있어도 그것이 사회 시스템의 문제가 아니고 나 자신의 문제라고 귀결되기 때문이다
P374 대단한 철학적인 사고 없이도 기술적이고 경제적인 이유에서 한옥 디자인의 발생을 설명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시대의 한계와 적용 가능한 기술을 최대한 적용한 것이 시간이 지나면 전통이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독후감 > 2020_독후감'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0-20] 소년들을 위한 내 몸 안내서 (0) | 2020.05.11 |
---|---|
[2020-19] 밀리터리 세계사 (0) | 2020.05.06 |
[2020-17] 빅데이터 사람을 읽다 (0) | 2020.04.25 |
[2020-17] 니체와 고흐 (0) | 2020.04.23 |
[2020-16] 코스모스 (0) | 2020.04.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