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

첫 와인의 기억

by 반란을_꿈꾸며 2022. 8. 17.

20대때 어른 교인의 수가 20명정도 되는 아주 작은 교회에 출석했다.

작은 교회에 다니면 교인들의 사정을 다 알게 된다. 집에도 놀러가게 되고, 다들 친하게 지낸다.

나와 같이 청년부 활동을 하던 동생들은 학생부때부터 같이 지냈던 친구들이었다.

이 친구들이 몇 달 사이에 모두 군대를 가버렸다. 그래서 여름성경학교를 해야 하는데 나와 여자 교사 둘, 이렇게 셋이서 진행을 해야 했다.

당시 성경학교는 새벽, 오전, 오후로 나뉘어서 하루에 3차례 교회에서 진행했는데, 새벽에는 QT와 체조, 아침에는 예배, 성경공부와 만들기, 오후에는 레크레이션이나 물놀이 같은 행사를 했다.

성경학교에 나오는 어린이들이 15명 정도 되고 교사가 3명이다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성경학교 진행하고 다시 데려다주는 일이 만만치 않았다.

교회에서 먹고 자고하면서 성경학교를 진행했는데 마지막날 시상까지 다 끝내고 났더니 몸이 녹초가 되었다.

예전에 친구들이 피곤할 때 와인 한잔이 피로회복제가 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서 교회 동생들을 꼬셔서 와인을 사다 먹자고 했다.

이마트에 가서  저녁거리를 사면서 와인을 한 병 샀다.

돈도 없고, 와인도 잘 모르는데다가 와인을 많이 마실 것 같지도 않아 작은 병에 들어있는 값싼 와인을 샀다.

교회에서 와서 와인을 따서 유리잔에 한잔씩 따라서 마셨는데...

"웩"

남들은 맛있다고 하던데 너무 떫고 맛이 없었다. 

내가 와인맛을 모르는 건가 하고 다시 한모금 마셔봤는데 상한것 같은 맛이 나서 도저히 마실 수가 없었다.

결국 마시지 못하고 다 버렸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때 샀던 와인은 요리용 진로포도주.. 가격은 800원(?)

첫 와인의 기억은 아주 썼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예술의 전당 공연  (0) 2022.08.24
아침에 라디오듣기  (0) 2022.08.19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읽다가...  (0) 2022.08.05
학교 등교  (0) 2022.08.03
무지개..  (0) 2022.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