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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023_여행

서산 마애 삼존불 만나기

by 반란을_꿈꾸며 2023. 3. 15.

서울에 국립중앙 박물관이 잘 되어 있다보니 국립중앙 박물관에 가서 유물을 보면 우리나라 유물을 다 본 것 같은 착각을 한다. 
국립중앙 박물관에 가면 구석기시대부터 대한제국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유물들이 체계적으로 잘 정리되어 있어서 교육적으로 많은 걸 배우게 된다. 
예전에 중앙청에 있을 때보다 관람동선도 좋고 무엇보다 무료라는 게 큰 장점이다.. ^^
그러나 사실 유물이나 유적은 원래 있던 장소에서 봐야 그 맛이 느껴지는데 관리를 위해 또는 편의를 위해 박물관에서 보니 그 맛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다. 
국립 경주 박물관에서 본 신라 금관이나 동궁과 월지의 유물들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보는 것과는 확실히 다르다. 
생각해보니 국내 박물관을 다녀본 경험이 많지 않아 가능하면 국내 여행할 때 유적지나 동네박물관을 좀 들려보려고 한다. 
특히 백제시대 유적은 말로만 듣고 글로만 봤지 실제로 본 경험이 없다. 
그래서 시간을 내서 서산 마애삼존불을 보러 갔다. 백제의 미소라고 불리우는 그 유적이다. 
차를 몰아 깊은 산속으로 꽤 들어갔고, 차에서 내려서 다시 산길을 올라갔다. 
‘이런 곳에 왜 유적이 있지?’ 하는 생각이 드는 곳에 부처님이 계셨다. 


여래입상이 중앙에 모셔져있고, 오른쪽에는 보살입상이, 왼쪽에는 반가사유상이 새겨져있었다. 
워낙 깊은 산속에 있어서 1959년에야 비로소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국립부여박물관장이던 홍사준님이 지역 주민들에게 산신령과 두 부인이 새겨져 있는 바위가 있는데 앉아있는 부인이 턱을 괴고 놀리자 서있는 부인이 화가 나서 돌을 들고 있는 조각이 있다는 말을 듣고 이 삼존불을 찾아냈다고 한다. 
이 삼존불은 햇빛이 비치는 방향에 따라 미소가 바뀐다고 하는데 나는 잘 느끼지는 못했다. 
삼존불은 동동남 30도로 위치하고 있는데 이는 동짓날 해뜨는 방향으로 햇빛을 가장 많이 받을 수 있는 방향이라고 한다. 석굴암 본존불도 같이 방향이라고 하니 삼국시대 장인들에게 의미있는 방향으로 추정할 수 있다. 
한강을 빼앗긴 백제가 중국과의 새로운 교역로를 만들게 되었는데 그 길이 당진-태안-서산-예산-공주-부여다. 서산 마애 삼존불은 교역의 안녕을 빌기 위해 조성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백제의 미소라 불리는 삼존불의 모습은 근엄한 왕의 모습이 아니라 친근한 백제인의 모습이다. 
석굴암 본존불의 엄근진 표정도 멋지긴 하지만 서산 마애 삼존불의 장난기 어린 미소가 훨씬 내 마음에 와 닿는다. 
서산은 서울에서 멀지 않아 당일로 다녀오기 참 좋다. 그리고 음식도 맛있다. 
이 부처님은 앞으로 자주 볼 것 같은 느낌이다. 
올해는 백제와 좀 친해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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