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데미안
작가 : 헤르만 헤세
번역 : 이순학
출판사 : 더스토리
읽은날 : 2020/05/08 - 2020/05/15
분류 : 일반
이 유명한 책을 이 나이가 되서야 읽었다.
유명하다는 고전책을 다 읽고 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이상하게 책을 잡지 못했다.
그러다가 회사 도서관에 이 책이 들어와서 냉큼 가져와서 읽었다.
어렵네.. 정확하게는 공감이 잘 안가네...
어린 싱클레어의 마음을 이해하기에는 내가 너무 늙었나보다.
강요된 바른 생활과 일탈 사이에서 힘들어하던 모습에 눈길이 간다.
나도 강요된 바른 생활을 했었으니까..
싱클레어는 강요된 바른 생활에서 바로 강요된 일탈로 넘어가다보니 더 힘들어했던 것 같다. 역시 일탈은 자기가 원해서 해야 일탈이고 재미있다. (이걸 어떻게 아는지는 말하지 않겠다^.^)
싱클레어의 삶을 통해서 방황과 자아를 찾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저자의 열망이 너무 강했나?
느닷없는 데미안의 관심, 자신의 철학에 대한 주입, 문제해결, 우연한 데미안과의 만남, 피스토리우스와의 우연한 만남과 몰입, 갑자기 서로를 공격하고 헤어짐...
이야기는 개연성 있는 스토리 전개가 아니라 정해진 과정을 나레이션으로 읽어주듯이 넘어간다.
책을 읽는 호흡이 힘들지는 않았는데, 내용이 머릿속에서 정리가 잘 안된다.
고전을 읽을만큼 내 뇌구조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가 보다...
고전은 한번 읽고 이해하고 공감갈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두어번 더 읽어보면 그 무언가 느끼는 게 있겠지..
P17 아버지가 알면 당장 만나지 말라고 혼날 게 뻔해서가 아니라, 프란츠 크로머가 무서워서였다. 그런데 한편으론 그 애가 나를 한패로 생각해 다른 아이들과 똑같이 대해 주는 것은 기뻤다
P27 나는 잠시 어른인 척, 영웅인 척했으니 그 대가를 호되게 치러야 했다
P35 아무도 그 저금통에 관심을 갖지 않았지만, 나 혼자 언제 들킬지 몰라 늘 전전긍긍했다.
P68 예전에는 프란츠 크로머에게 있던 부분이, 이제는 내 자신 안에 있었다
P98 나는 생애 최초로 취해 있었다. 즐겁지 않았다. 몹시 괴로웠다. 그런데도 뭔가가 짜릿하고 근사했다. 진탕 먹고 마시는 것은 반란과 방종이었고, 곧 삶이고 정신이었다
P107 베아트리체는 나와 말 한 마디 나누지 않았지만, 내게 미친 영향력은 대단했다. 그녀의 모습을 내 눈 앞에 보는 것만으로 성전으로 가는 길이 열렸고 나는 사원의 기도자가 되었다.
P112 점차 그 얼굴이 베아트리체나 데미안이 아니라 나라고 느껴졌다. 나와 닮아서가 아니라(닮을 필요도 없었다) 내 삶을 결정짓는 것, 내면의 나, 나의 운명, 나의 신(선인든 악이든)이었기 때문이다
P115 그렇게 생각해? 그럴지도 모르지 제법 근사한 점도 있으니까 말이야. 도취의 황홀함과 바쿠스적인 면이 말이야. 하지만 술집을 자주 가는 사람들은 그런 멋은 다 잊어버리더라
P123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다
P148 자연이 자넬 박쥐로 만들었다면 타조가 되려고 애쓰지 말란 말이네
P171 그 스스로도 믿고 싶어 하지 않는 부분을 건드린 것이다. 그의 이념은 곰팡내가 났고, 그는 퇴보적인 탐구자였으며, 낭만주의자였다
P174 각성된 인간에게 부여된 의무는 단 한가지, 자신을 찾고 자신의 내면에서 견고해져서 그 길이 어디에 닿아 있건 간에 조심스럽게 자신의 길을 더듬어 나가는 일.
P181 나는 니체와 함게 살고, 그의 영혼의 고독을 느꼈고, 그를 그토록 쉴 새 없이 몰아 댄 숙명을 느꼈다
P186 한 사람을 죽이는 데 몇 그램의 화약이 필요한지는 정확히 알지만 신에게 기도하는 법은, 단 한 시간만이라도 행복해질 방법은 전혀 모르는 거야
P192 아무도 집으로 돌아갈 수는 없어요. 그러나 두 길이 친밀하게 마주치는 곳에서는 온 세계가 잠시나마 집처럼 느껴지죠
P194 태어나는 것은 언제나 힘든 일이지요. 새도 알을 깨고 나오려면 온힘을 다해야 한다는 걸 당신도 잘 알잖아요. 돌이켜 자신에게 한번 물어보세요. 대체 그 길은 그렇게도 어려웠던가? 그저 어렵기만 했던가? 아름답기도 하지 않았는가? 당신은 보다 더 아름답고 더 쉬운 길을 알고 있나요?
P219 사람들은 기뻐할 거야. 지금도 벌써 전쟁의 예감만으로도 기뻐서 어쩔 줄 몰라하는 사람들이 있어 그들의 삶이 그렇게나 무미건조했다는 말이지
P224 세계가 전쟁이나 영웅주의 명예 등의 낡아 빠진 이상들을 완강히 고집할수록, 진짜 인류의 속삭임은 더 멀어지고 비현실적으로 들렸다
'독후감 > 2020_독후감'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0-25] 벨 에포크, 아름다운 시대 (0) | 2020.05.22 |
---|---|
[2020-24] 지리의 힘 (0) | 2020.05.18 |
[2020-22] 클라이브 폰팅의 세계사1 (0) | 2020.05.12 |
[2020-21] 몽실언니 (0) | 2020.05.11 |
[2020-20] 소년들을 위한 내 몸 안내서 (0) | 2020.05.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