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천년의 수업
작가 : 김헌
번역 :
출판사 : 다산초당
읽은날 : 2020/06/19 - 2020/07/01
우연히 차이나는 클라스에 저자가 나온 강연을 봤다.
가장 인상깊게 들었던 내용인 친부살해이야기에 대한 해석이다.
모든 세대는 기성세대를 죽이고 해체하면서 자신의 시대를 열어간다는 신화의 해석이 꽤 그럴듯했다.
이 책에도 같은 주장이 나온다.
책의 내용은 그리스 신화에 대한 저자 본인의 해석이다.
신화를 이야기했던 수많은 이야기꾼들이 이런 생각까지 했을까 하지만, 현대에 맞게 해석을 한 거라고 보면 될것 같다.
에로틱하고 잔인한 장면이 많은 그리스신화가 여전히 우리에게 의미를 주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신화는 여전히 살아 숨쉬는 것 같다.
P12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공부란 책을 보고 자위하기 위한 것이 아님을, 교수라는 직업은 경제적인 면으로만 평가할 수 없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P30 그들은 세 가지 관점에서 질문을 던졌습니다. 첫 번째는 '나에게 이익이 되는가, 손해가 되는가'라는 질문입니다 .이를 실용적 판단 또는 경제적 판단이라고 합니다
P32 그리스인들이 가치 판단을 위해 던지는 두 번째 질문은 '옳은가 아니면 그른가?'입니다. 이때의 판단 기준은 윤리와 도덕입니다.
P34 인간은 전혀 다른 기준으로 똑같은 결정을 내리기도 합니다
P34 그리스인들의 마지막 기준은 가장 그리스인다운 질문입니다. 그리스인들은 가치를 판단할 때 '아름다운가, 추한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P38 이 에포케라는 말은 '판단 중지'라는 뜻입니다. 언제나 일관되게 옳고 그른 것도, 좋고 나쁜 것도 없으므로 매사에 성급하게 판단하지 말고 신중하게 판단을 보류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겁니다
P47 꿈은 결핍에서 오는 것입니다. 그 결핍이 주는 아픔과 그 아픔을 이겨내려는 몸부림에서 자연스럽게 피어나지요
P57 사람은 누구나 다면적입니다. 다만 특정한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그 사람에게 꺼내야 할 패를 일관성 있게 내보일 뿐이에요
P60 오늘날 내가 누리는 평안의 일부가 타인의 희생을 바탕으로 얻은 것임을 깨달았을 때 저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다시 부딪히게 됐습니다
P64 오이디푸스의 결단은 아주 고결한 것이었습니다. 패륜을 저지르지 않기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걸 버린 셈이잖아요
P68 소포클레스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우리가 감당해야 할 것들이 너무나 크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그는 이오카스테의 대사를 통해 반문합니다. 자신을 알아야 하는가? 그게 꼭 필요한가? 너 자신의 진실을 감당할 수 있는가?
P80 그런 점에서 저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의미를 깊이 따지면서 생각하기 전에 재미있다면 일단 읽어보아라,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
P84 그 사이에서 태어난 무사 여신들은 '시간을 극복하는 기억'을 의미합니다. 그러니까 무사 여신은 인간들이 보지 못하고 기억할 수도 없는 옛날의 모든 이야기들을 정확하게 전달해줄 수 있는 신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P90 소크라테스나 플라톤 같은 사람들이 굉장히 이상적인 인간에 관해 이야기를 했다면 호메로스나 헤시오도스의 이야기 안에는 말해지지 않는 인간의 뒷면이 담겨 있어요
P94 서구에서는 인간다움을 다른 각도에서 규정했어요.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고의 힘을 갖추어야 문명과 문화를 누리며 사람답게 살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P111 누구도 알지 못하는 것, 누구에게나 찾아오지만 누구도 감히 예상할 수 없는 것, 그것이 바로 죽음입니다. 인간이 죽음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P118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전쟁이야말로 이름을 영원히 남길 수 있는 기회이며, 그렇게만 된다면 너의 존재는 지속될 것이라는 신화를 만들어낸 것이지요
P123 간혹 사람들은 오뒷세우스가 집으로 돌아가기까지 10년이 걸렸다고 해서 고생을 엄청나게 한 줄 알기도 하는데, 꼭 그런 건 아니었어요. 아이아이섬과 오귀기아섬에 무려 8년을 머물렀고 그곳에서는 풍요와 환락에 젖어 보냈으니까요
P128 오뒷세우스가 칼륍소의 곁을 벗어난다는 것은 다른 말로 하면 망각에서 벗어나 기억되는 존재가 된다는 것입니다
P141 시의 말미에 '황제 당신, 만수무강하시길. 그러나 나의 시도 영원히 남을 것입니다' 이런 인사를 남깁니다. 오비디우스가 한 말은 어찌 보면 문학의 힘이라고 할 수 있어요
P156 시를 짓는다는 것은, 그래서 이야기를 짓는다는 것은 어쩌면 하나의 세ㅖ를 만드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P166 자신의 이름을 자랑스러워했던 사람이 도저히 손쓸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자 내뱉은 말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P171 오뒷세우스가 자신의 이름을 크게 외치는 이 장면은 굉장히 극적입니다. 아무 것도 아닌 자가 비로소 이름을 가진 무언가가 되는 순간이지요
P190 제가 교육이라는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앞서 말한 대로 교육이 인류가 지속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P192 우리가 어떤 철학자를 기억하는 이유는 그들이 낸 답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던진 질문 때문이라는 거예요
P196 객관성, 공정성이라는 말을 앞세워 아이들을 똑같은, 좀 부정적으로 말하자면 천편일률적인 커리큘럼 속에 묶어두고 있어요
P199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그곳에서 국가적으로 자행되었던 지난 날의 식민적 착취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그 학생이 그곳으로 간 중요한 동기 중에 하나라는 이야기를 듣고 또 놀랐지요
P204 미국 교육의 목표는 워싱턴 같은 사람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워싱턴과 같은 사람을 선택할 수 있는 시민의 육성이다
P216 그리스 사람들 눈에는 점차 어두워지면서 밤이 되는 모습이 마치 하늘이 대지로 내려오는 것처럼 보였나봐요. 우라노스가 부인인 가이아와의 잠자리를 위해 내려온다고 생각한 거예요
P218 크로노스는 누이인 레아와 결혼합니다. 크로노스는 '시간', 레아는 '흐름'이라는 뜻이예요. 둘의 결합은 곧 시간의 흐름을 의미하지요
P222 누이인 헤스티아, 데메테르, 헤라도 한 자리씩 맡게 되었습니다. 데메테르는 대지에서 곡물이 자라나게 하는 일을 맡겼고, 헤스티아에게는 가정과 화로를, 헤라에게는 결혼과 권력을 관장하게 했습니다
P222 달과 사냥의 신 아르테미스와 태양과 궁술의 신 아폴론, 지혜의 신 아테나, 전쟁의 신 아레스, 대장장이 신 헤파이스토스, 전령의 신 헤르메스, 포도주의 신 디오뉘소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름다움의 여신 아프로디테
P226 역사 속에서 기성세대와 새로운 세대는 갈등할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기성세대가 뒤로 물러나야만 새로운 세대가 자신들의 세상을 열어갈 수 있으며, 그래야만 역사는 앞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P231 제우스의 승리 비결을 살펴보면 자기 형제들의 도움이 있었지만 기성세대 중에서 소외된 이들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인 것도 크게 작용했다고 할 수 있지요
P234 고대 그리스인들은 아무리 좋은 것인들 지금에 안주하지 말라고 말해요. 평온하고 안락한 삶을 사는 한,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을 것라며 괜한 사람을 무지 초조하게 만들지요
P249 에로스는 이 모든 것들을 움직이는 힘, 곧 에너지에요. 공간에 질료가 그냥 있기만 해서는 무언가가 생겨날 수 없어요. 그 질료를 움직여서 새로운 것을 생산하게 하는 에너지가 있어야 하는데, 그리스인들은 그것을 에로스라고 설명했습니다
P257 비극공연을 본다는 것은 지금처럼 극장에 가서 연극을 관람하는 문화적 활동이 아니라, 디오튀소스 신전을 찾아 종교적 제의에 참여하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P265 불행의 씨앗은 두 사람이 상대와의 관계에서 '내가 얻을 것'만 생각했다는 거예요. 이아손은 권력을, 메데이아는 사랑을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기며 그것을 위해 모든 것을 했던 겁니다
P269 비극이 아테네 시민들에게 욕망의 절제라는 메시지를 던졌다면, 축제는 일정 시기마다 각계 각층의 욕망을 분출시켜주었던 거예요
P277 페르시아 원정은 승리가 불확실한 모험처럼 들리지만, 제2의 트로이아 전쟁이라고 말하면 승리가 보장된 것처럼 들리지요
P281 유럽연맹이 만들어질 무렵 유럽에서는 왜 서로 다른 국가인 우리들이 하나로 묶여야 하는지 그 이유를 찾기 위해 신화를 연구하는 게 한동안 붐이었다고 합니다. 그만큼 이야기를 공유한다는 것에는 표면적인 뜻을 넘어서는 의미가 담겨 있는 것 같아요
P296 많은 사람들에게 고전은 읽고 싶은 책이 아니라 읽어야 하는 책이 되어버렸어요. 의무감과 압박감이 생긴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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